해외여행을 가야만 특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편견은 버리도록 하자. 일본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우리를 머나먼 여행의 길로 떠나게 해 줄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녹차'다.
밥에 녹차를 붓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밥에 녹차를 붓는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상상만 해도 녹차의 떫은맛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기 때문. 하지만 이 '오차즈케'라는 음식은 다르다. 오히려 먹으면 속이 편하고 아침에, 혹은 간식으로, 한 끼 식사로도 부담 없이 충분한 요리다.
일본의 오차즈케(お茶漬け)는 '차(茶)'와 '담그다'라는 뜻의 '츠케(漬け)'가 합쳐진 이름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대표적인 슬로우 패스트푸드다. 과거에는 찬밥을 맛있게 먹기 위한 수단이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고품질의 녹차와 다채로운 토핑이 어우러진 하나의 독립된 요리 장르로 정착했다.
집에서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녹차 티백과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현지의 맛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은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명란을 익히는 모습 / 유튜브 '유지만'
오늘은 간단한 레시피를 배워보자. 유튜브 '유지만'에 따르면, 먼저 시중에 파는 녹차 티백을 잘 끓여준 후 쯔유 한 스푼, 간장과 참치액은 반 스푼씩 넣어준다.
다음으로는 팬에 올리브오일 두른 후 올려줄 명란젓 한 개나 두 개 약불로 천천히 익혀준다. 밥 위에 후리가케 뿌리고, 익혀둔 명란에 칼집을 내서 올린다. 앞서 만들어둔 녹차 물을 부어주면 끝.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오차즈케가 완성된다. 부담스럽지 않고 속이 편안한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다.
완성된 명란 오차즈게 / 유튜브 '유지만'
◆오차즈케를 맛있게 먹으려면...
오차즈케는 밥 위에 얹는 원재료에 따라 명칭과 영양 성분이 완전히 달라진다. 명란젓이 대중적인 짭조름한 맛을 책임진다면, 다른 식재료들은 담백함과 감칠맛의 영역을 담당한다.
가장 정석적인 토핑으로 꼽히는 것은 구운 연어다. 소금에 절인 자반연어를 바싹 구워 살을 으깨 올리면, 녹차의 쌉쌀한 맛이 연어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어 조화로운 풍미를 낸다.
일본 매실장아찌인 우메보시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다. 우메보시의 구연산 성분은 피로 해소와 소화 촉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욕이 없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졌을 때 애용되며, 짠맛과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별도의 간장이나 쯔유 없이 차물만으로도 간이 충분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토핑의 오차즈케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마지막으로 야채 튀김이나 새우 튀김을 올릴 수도 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 요리를 차물이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튀김옷이 차물에 젖어 부드러워지면서 발생하는 감칠맛이 특징이며, 일본의 튀김 전문점에서는 코스 요리의 마지막 식사 메뉴로 이를 제공하기도 한다.
◆녹차 대신에...?
오차즈케의 맛을 결정하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차물'이다. 시중에서 흔히 구하는 녹차 외에도 원재료에 따라 베이스를 달리한다.
호지차를 사용할 수도 있다. 호지차는 녹차 잎을 볶아 만든 차로, 특유의 고소하고 스모키한 향이 강하다. 구운 주먹밥(야키오니기리)에 호지차를 부으면 풍미가 극대화된다. 현미가 섞인 녹차인 '겐마이차'도 활용된다. 가벼운 식사나 아침 대용으로 적합하다.
가쓰오부시나 다시마를 우려낸 육수인 '다시'를 오차즈케에 사용해도 된다. 최근에는 녹차 100%보다는 다시 육수와 녹차를 섞어 감칠맛을 높이는 '다시챠즈케'가 미식가들 사이에서 더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맛있는 오차즈케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명란은 고단백, 저열량 식품으로 분류되며 특히 신경계와 피부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함유돼 있다. 명란에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비타민 E(토코페롤)가 다량 함유돼 있어 세포막의 산화를 방지하고 피부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 B군이 풍부하여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기여한다. 특히 비타민 B12는 적혈구 생성과 신경계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명란에는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도 함유되어 있어 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오차즈케의 핵심인 녹차에는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인 '카테킨'이 함유돼 있다. 이 카테킨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체지방 연소를 도와 비만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식사할 때 녹차를 곁들이면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추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