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갈라쇼 참석을 위해 출국한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동 여부에 재계 이목이 쏠린다. 미 행정부가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직후 미 관가와 만남인 만큼 이 회장의 외교 역할에 시선이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갈라쇼에는 러트닉 장관을 포함해 미 의회, 재계 주요 인사들이 초청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에서는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한다.
삼성 회장 일가뿐 아니라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하면서 백악관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깐부 회동'으로 인공지능(AI) 동맹을 맺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갈라쇼를 계기로 삼성과 미 정·재계가 한 자리에 모이면서 단순 문화 교류를 넘어 물밑 비즈니스 교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트릭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과 대중국 규제를 총괄하는 인물로 삼성전자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및 공급망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고위급 인사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포럼과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통해 4대 주요 그룹 총수들과 대미 투자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특히 공식 회담이 아닌 비공식 문화 행사를 활용한 접촉이라는 점에서 우회적 소통 채널을 통한 협상 전략이란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보조금에 대해 '정면 승부'를 보이는 것과 달리 비정치 이벤트에서 고위급 인사 교류로 실무 협상을 이어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현지 기상 악화가 변수로 떠오르며 주요 인사들의 참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동부 지역 폭설로 스미스소니언 측은 25, 26일 박물관 내 모든 시설을 일시 폐쇄했다.
이번 갈라쇼는 북미 지역에서 40여 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리는 한국의 고(古)미술 전시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고 이 선대 회장의 문화보국 정신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15일 개막한 이 선대 회장 기증품의 첫 국외 순회전인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는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미국 시카고박물관,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도 순회 전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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