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치앙마이(태국)] 김희준 기자= 전성진의 축구 항로를 평범하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울산HD 산하 유스팀인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한 전성진은 2020년 프로 무대에 도전하거나 대학 축구로 가는 대신 당시 K3리그에 있던 경주시민축구단에 입단했다. 조금 더 빨리 실전에 가까운 경험을 해보겠다는 취지였으나 현실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경주시민축구단이 해체된 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K4리그의 전주시민축구단과 양평FC에서 뛰며 프로 데뷔를 노렸다.
전성진은 2023년 제주유나이티드(현 제주SK)로 이적하며 마침내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시 한번 전성진을 괴롭혔다. U22 선수로 나섰던 수원FC와 개막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중반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이 부상으로 반 시즌 동안 회복에만 전념해야 했고, 전성진은 주전 경쟁에서 멀어졌다. 지난해에는 부산아이파크로 팀을 옮겨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고,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태국 치앙마이 근교의 부산 전지훈련지에서 전성진을 만났다. 전성진은 지난 시즌 승격 실패의 아픔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웃었다. 그에게 K3, K4리그 경험을 묻자 그는 마냥 좋은 얘기를 하는 대신 남들에게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꺼냈다.
“그때는 K3리그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K3리그에 가서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결과론적으로는 잘 풀렸지만 생각보다 힘든 게 많았고, 순탄하지도 않았다. K3리그는 프로 무대의 모든 것이 다운그레이드된 곳이었다. 환경도 그렇고 연봉 문제도 있었다. 선수로서 발전하기 힘든 곳이었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프로에 가기 위해 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고, 그러다 보니 좋은 기회가 왔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오거나 대학을 가는 걸 추천하겠다. 지금 K3, K4리그에 있는 선수들과 얘기해봐도 한 단계 올라서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하더라. 차라리 대학을 가서 성장하고 프로 테스트를 보는 게 더 가능성이 있을 거다.”
전성진은 2022년 K4리그 양평FC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2023년 당시 제주 감독이었던 남기일 감독의 눈에 띄어 K리그1에 입성했다. 본인의 발언을 빌리자면 ‘운이 따른 결과’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다소 불운했다. 개막전부터 부상을 당해 반년을 쉬면서 실전 감각을 잃어버렸다.
“첫 시즌에는 U22 자원도 됐다. 그래서 동계훈련 때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다가 부상을 당해 거의 반 시즌을 날렸다. 부담은 없고 자신감이 넘쳤는데,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무리를 했던 것 같다. 그때 다치지 않고 잘했더라면 자리를 잡았을 것 같다. 부상이 길어지다 보니 이후에 폼을 되찾는 것도 상당히 오래 걸렸다.”
전성진은 지난해 부산으로 이적하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왼쪽 윙백으로 시즌 내내 주전으로 활약하며 36경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승격 도전에 실패했지만 전성진에게는 자신의 가능성과 현재 실력을 확인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부산은 내가 제주에 있을 때 꾸준히 연락을 주던 팀이었다. 그래서 큰 고민은 없었다. 부산에서는 30경기 이상을 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자고 다짐했다. 승격에는 실패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성공적이었다.”
“조성환 감독님은 경상도 분이셔서 성격이 둔탁하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축구적으로는 나와 굉장히 잘 맞는다. 감독님은 내 장점들을 얘기하면서 그걸 살리라고 말씀하신다. 감독님께서 먼저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나도 자신감을 가지고 하다 보니 발전했다.”
올 시즌 부산은 K리그 베테랑들을 많이 영입했다. 승격을 위해 경험 많은 선수단이 필요하다는 조 감독의 판단에서였다. 특히 수비 쪽에 우주성, 안현범, 김진혁 등이 대거 입단해 전성진에게는 이번 동계훈련이 수비력을 성장시키는 시간이 되고 있다.
“올해 주성이 형이랑 현범이 형이랑 진혁이 형이랑 수비수 형들이 많이 들어왔다. 내가 몰랐던 걸 물어보곤 한다. 진혁이 형이나 주성이 형도 잘 말씀해주셔서 서로가 맞춰가고 있다. 올해는 팀 전술이 바뀌어서 수비적으로 위치 조정 등을 수비수 형들과 많이 얘기하게 된다. 내가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게 수비력인데,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형들에게 최대한 많이 배우고자 한다. 위치 선정이나 타이밍에 있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상대 위치에 따른 내 포지션을 세세하게 잡아준다.”
전성진은 수비적으로는 선배들에게 많은 걸 묻지만, 반대로 공격적으로는 자신이 리더가 된다. 왼쪽 공격을 함께할 선수가 2004년생 손휘, 2006년생 김현민 등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공격적으로 강점을 드러낸 전성진인 만큼 공격 상황에서는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며 최대한 좋은 상황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올 시즌 모든 선수의 목표는 승격일 테다. 전성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기에 조금 질문을 바꿔 부산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전성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부산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에서는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부산아이파크를 얘기했을 때 내 이름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구)상민이 형이 그런 선수 아닌가. 그렇게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부산에 있는 한 그런 선수가 되려고 최대한 노력하겠다.”
“언제나 팬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팬들 역시 올해 승격이라는 기대를 갖고 계실 거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 잘 준비하고 있으니 한번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나도 30경기 이상 뛰고, 공격포인트도 작년보다 많이 기록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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