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연구와 신약 개발 현장에서 오랫동안 지적돼온 ‘사람 기반 질환 모델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iPSC(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바이오 플랫폼 기업 입셀(YiPSCELL)과 아주대학교의료원 첨단의학연구원 바이오디지털융합연구소는 알츠하이머 환자 유래 iPSC 세포주 30개 라인(정상 대조군 포함) 구축에 성공하고, 해당 세포주를 연구 및 산업계에 분양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알츠하이머 환자 유래 iPSC 세포주 분양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환자 유래 세포 자원을 표준화된 형태로 확보하고, 연구기관과 제약·바이오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데 있다. 양 기관은 향후 세포주 분양 운영 프로세스 정립, 품질 관리 기준 수립, 정보 제공 범위 설정, 공동연구 협력 모델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입셀은 이번에 구축된 알츠하이머 환자 유래 iPSC 세포주 라인업을 ‘iCellHub-NeuroAD-RUO™’라는 브랜드로 정식 론칭했다. 해당 라인업은 정상 대조군(Non-dementia control)을 포함한 총 30개 라인으로 구성됐으며, 알츠하이머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온 질환 이질성 문제를 반영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알츠하이머를 증상 중심이 아닌 바이오마커 기반의 생물학적 질환으로 정의하려는 연구 흐름에 맞춰, iCellHub-NeuroAD-RUO™는 ATN 프레임워크를 적용했다. 아밀로이드(A), 타우(T), 신경퇴행(N) 지표를 기준으로 환자군을 분류해 연구 목적에 따라 특정 라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접근은 기전 연구와 후보물질 스크리닝 과정에서 재현성과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대학교의료원 홍창형 첨단의학연구부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알츠하이머 연구에서는 임상 기반 자원의 표준화와 안정적 공급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이번 협력은 병원에서 축적된 임상 자원을 연구 현장과 산업계로 연결하는 실질적인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상준 교수 역시 “ATN 기준으로 분류된 iPSC 라인업은 연구 목적에 맞는 환자군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질환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한 모델이 후보물질 검증과 기전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iPSC의 장점인 무한 증식과 다양한 세포로의 분화 능력도 이번 사업의 활용도를 넓힌다. iCellHub-NeuroAD-RUO™ 세포주는 연구 목적에 따라 뉴런, 성상교세포, 미세아교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분화된 세포 모델은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형성 확인 같은 병리 분석뿐 아니라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장기 칩 기반 실험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단순 세포 분양을 넘어 비식별화된 임상 기반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시트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윤리 기준과 관리 절차를 전제로 제공되는 해당 정보는 약물 반응 분석과 환자군별 비교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상 데이터 연계 범위와 활용 방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입셀 주지현 대표는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환자 특성이 반영된 사람 기반 모델에서 가설을 검증하는 단계가 중요하다”며 “ATN 기준으로 정리된 iPSC 라인업을 대조군과 함께 제공해 연구기관과 제약사의 연구 효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남유준 CTO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분양 운영 체계와 품질 기준을 체계화하고, 다양한 뇌 세포 분화 플랫폼과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입셀은 iPSC 기반 질환 모델링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환자 유래 세포주의 산업적 활용이 확대되는 만큼, 장기적인 품질 유지와 데이터 신뢰성 관리가 지속적인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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