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보상안, 소비자 신뢰 회복·취약계층 배려 부족
강도 높은 행정 규제, 제도 개선 필요
[포인트경제] KT 해킹 사태의 여파가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이사회 관리 부실 논란과 반복되는 전산 장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겹치며 KT의 구조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KT의 해킹 사고 수습과 미흡한 보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독립적인 소비자신뢰회복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7일 성명을 내고 “KT는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에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전담할 공식적인 소통 창구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며 정부와 감독 당국의 강도 높은 점검을 촉구했다.
■ '요금 할인' 빠진 보상안..."디지털 취약계층 배려 없어"
KT는 해킹 사고 이후 데이터 제공과 멤버십 할인 등을 포함한 보상안을 내놓았다. 요금 할인 없이 매월 100GB 데이터를 제공하고, 로밍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및 OTT 이용권 제공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시민회의는 “보상안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일부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돼 노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심 교체와 보상 신청, 번호이동 과정 전반에서 고령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에 대한 별도의 보호 장치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시민회의는 이를 두고 “통신이라는 공공재를 담당하는 사업자로서 소비자 보호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보안 불안감 지속...전산 장애 설명·피해구제 방안 없어"
시민회의는 보안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국방부의 조치에서도 드러난다고 짚었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부터 KT를 이용하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안내해온 점을 들어, 보안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군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KT의 사후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올해 1월 초 가입자 이탈 국면에서 번호이동 관련 전산 오류가 반복되며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KT에서 타 통신사로 이동하려던 일부 소비자들의 개통이 지연·중단되면서 이동권과 선택권이 제한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KT가 전산 장애의 명확한 원인 설명이나 구체적인 피해 구제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안일한 인식·구조적 문제...독립적 신뢰회복위원회 설치해야"
시민회의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해킹 사고나 일회성 전산 장애가 아니라, 이사회 관리 부실과 보안 투자 부족, 소비자 보호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 누적된 결과”라고 규정했다. 특히 해킹 이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고객신뢰위원회’를 설치해 독립적인 점검 체계를 가동 중인 SK텔레콤과 비교할 때, KT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에 시민회의는 △KT 이사회 책임성과 보안 투자, 소비자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정부·감독 당국의 엄격한 점검 △노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고려한 별도 보상 기준과 오프라인 지원 체계 마련 △독립성과 실효성을 갖춘 '소비자신뢰회복위원회'와 '고객감시단'의 즉각적인 설치 등을 요구했다.
시민회의는 “KT가 이번 사안을 단순 봉합에 그친다면 소비자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며, 정부 역시 통신 소비자 보호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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