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들어 글로벌 산업 환경은 급격히 바뀌었다. 미·중 갈등 심화와 함께 자원·소재 공급망이 지정학적 이슈로 부상했고, 전략광물의 안정적 확보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려아연의 사업 포지션은 단순한 제련 기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내 핵심 축 중 하나로 재조명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연 제련을 기반으로 니켈, 안티모니, 인듐 등 전략광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안티모니와 인듐은 반도체, 방산,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필수적인 금속으로 분류된다. 이들 광물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선 다변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2021년 이후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관리하기 시작했고, 유럽연합(EU) 역시 2023년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전략광물의 역내 조달·가공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련·정련 역량을 이미 확보한 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산업 구조를 보면, 전략광물 제련과 재활용, 부산물 회수까지 아우르는 종합 역량을 갖춘 기업은 제한적이다. 고려아연은 기존 제련 공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전략광물 회수·가공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이는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산업·정책 환경 변화가 고려아연의 중장기 사업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전략광물은 단기 가격 변동보다 중장기 공급 안정성이 더 중요시되는 영역인 만큼, 경영의 연속성과 투자 실행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고려아연의 역할이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주로 광산 확보와 자원 외교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제련 기업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전략광물 이슈를 경영권 분쟁의 핵심 논거로 삼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정책 흐름은 '채굴–제련–정련–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정책 문서는 원광 확보뿐 아니라 제련·가공 역량 부족을 핵심 리스크로 지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제련·정련 기술과 설비를 보유한 기업의 전략적 가치는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단순한 원광 확보 기업이 아니라, 가공 단계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는 배경도 이러한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또한 고려아연의 성장이 단순히 시류를 잘 탔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술의 힘 보다는 운이 좋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의 고려아연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 경영자 측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기획력과 경영능력에 성실함이 더해져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업계에서 유명한 워크 홀릭 경영자다. 시간을 쪼개 쓰는 것은 물론 쉼 없이 경영에 온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직원들이 최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워크 홀릭적인 경영에 대해 다소 힘에 부치더라도 한편으로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직원들 입장에선 이 사람에게 기업을 맡기면 적어도 회사가 무너질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고려아연이 유난히 더 강력한 조직력으로 뭉칠 수 있는 배경이다. 경영자의 능력과 열정이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며 회사가 더욱 도약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 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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