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8일간 단식 투쟁을 벌인 뒤 퇴원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또 다시 시험의 무대에 오르고 있다. 병원을 조기 퇴원한 장 대표에게 놓인 첫 번째 숙제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처리 여부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 제명을 두고 당내 의견이 찬반으로 갈린 가운데 제명을 강행하든 유보하든 정치적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장 대표의 선택지는 급격히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한계 징계를 둘러싼 갈등이 계파 문제를 넘어 당내 의사결정 구조와 지도부 리더십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리위원회의 제명 징계안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상태여서 장 대표가 복귀하는 즉시 최고위원회가 언제든 제명안을 의결할 수 있다.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셈이다.
당내 기류는 두 갈래로 갈라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제명은 과하다”는 반대 논리와 “윤리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정면으로 맞섰다. 특히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 전 대표 제명을 강하게 주장하자 일부 친한계 의원들이 의총장을 나가는 등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 대표는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정치적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제명을 강행하면 단식 기간 어렵게 끌어모은 보수 결집은 내부 분열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제명을 유보하거나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장 대표로서는 당 장악력과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겉으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 듯 보이지만 어느 쪽도 그 정치적 부담을 덜어낼 해법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 26일 윤리위원회가 친한계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중징계를 의결한 점은 장 대표의 부담을 한층 키웠다. 윤리위의 연이은 강경 판단은 장 대표의 선택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제명으로 갈 경우 ‘정적 제거’ 프레임이 강화돼 사태를 수습하기보다 당내 갈등을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식 마무리 과정 역시 장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뒷말을 낳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권고가 결정적 계기가 되면서 장 대표가 스스로 출구 전략을 설계해 국면을 정리했다기보다 외부 세력에 기대 상황을 매듭지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단식을 “시대착오적 선택”이라며 “얻은 것 없이 몸만 상했다”고 혹평했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장동혁은 살았지만 국민의힘은 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택했음에도 이후 정국을 주도할 정치적 공간을 넓히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배경이다.
당내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 대신 ‘활용’이라는 대안도 거론된다. 김재섭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 공천설을 언급하며 “원조 배신자로 불렸던 유 전 의원의 경기도지사 공천 얘기도 나오는데 한 전 대표라고 왜 보궐선거를 못 나가느냐”며 중원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징계로 정리하기보다 선거 국면에서 역할을 부여하자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역시 현실적인 돌파구로 작동하기에는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활용론은 최소한의 화해 제스처를 전제로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장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지 않아 보수 대통합은 미완성으로 남았고 제명 철회 촉구 집회에 대해서는 “이것이 진짜 보수결집”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타협의 언어와 제스처가 실종된 상황에서 절충안이 작동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까지 띄우며 세 확장에 나선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을 장기화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 과정이 친한계 의원들과 한동훈 지지자들의 압박에 떠밀려 봉합되는 모양새로 귀결될 경우 이는 장 대표의 허약한 리더십을 그대로 드러내 당 결집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될 수 있다.
단식으로 보수 결집을 이뤘지만 그 결집을 확장으로 전환할 정치적 설계가 부재했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보수 진영의 확장 가능성과 향후 당의 정치적 진로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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