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비켜간 새벽배송 규제, 괴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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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비켜간 새벽배송 규제, 괴물 키웠다

이데일리 2026-01-27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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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 13년간 국내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새벽배송 금지’ 규제가 ‘쿠팡 사태’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전통시장 보호란 당초 취지와 달리, 쿠팡의 독주를 키워 유통시장의 종속만 이끌었단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소극적이었던 정부도 최근 이례적으로 새벽배송 관련 유통업계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새벽배송 규제 철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빠르게 전환되는 양상이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달 초 한국체인스토어협회를 통해 ‘새벽배송 제도 개선 영향’에 대한 업계 의견 수렴 작업에 나섰다. 그간 유통업계에선 유통 규제 개선과 관련한 의견을 정부·국회에 지속적으로 개진해왔는데, 지난해 말 쿠팡 사태가 불거진 이후부터 정부(산업부) 차원의 검토 영역이 새벽배송 규제까지 넓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산업부가 정확히 새벽배송 규제에 국한해 의견을 청취해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례적인 부분”이라며 “보안사고 발생 이후 쿠팡에 대한 문제가 확산하자 정부 차원에서 각 상황에 대비해 (유통 규제들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새벽배송 규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자정(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점포를 활용한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한 것이 골자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당초 법 개정 취지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였지만, 대형마트 손발을 묶으면서 정작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대장격인 쿠팡의 새벽배송 시장 독점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한국로지스틱스학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11조 8000억원이었고, 지난해엔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이중 쿠팡이 약 70%(11조원)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사실상의 독점 구조다. 지난해 말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쿠팡이 한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새벽배송 독점에 기인한 자신감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쿠팡의 독주를 깨고 새벽배송 시장에도 정상적인 경쟁 체제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벽배송 규제 철폐를 통해 하루빨리 대형마트·SSM 등 경쟁자를 키우지 않으면 국내 유통시장 전체가 쿠팡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이호택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새벽배송 시장은 쿠팡이 대부분을 쥐고 있는 종속된 구조인데, 규제가 풀리면 대형마트 등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에 참여하게 돼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이 풀릴 것”이라며 “유통시장에서의 공정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만큼 새벽배송 금지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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