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높아진 HMM 인수전, 장기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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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높아진 HMM 인수전, 장기화 되나

한스경제 2026-01-27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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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컨테이너운반선 ‘HMM 함부르크’호./HMM
HMM의 컨테이너운반선 ‘HMM 함부르크’호./HMM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HMM의 매각과 관련해서 포스코그룹과 동원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본사 부산 이전 이슈가 새 변수로 부상하며 인수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HMM 본사 부산 이전 논의가 매각 과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김성범 해양수산부 차관에게 HMM 부산 이전 시점을 직접 질의하면서 정책 추진 가능성이 다시 떠오른 것이다.

포스코와 동원그룹은 본사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인력 이탈 가능성을 실사 과정에서 주요 리스크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포스코와 동원그룹이 일제히 속도 조절에 나선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장에서는 이로 인해 HMM 매각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 업계, 지선 앞두고 재부상 전망...대통령 언급, 조기 부상

HMM의 부산 이전은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강력히 추진해 온 사안이다. 지난해 12월 전 장관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해수부가 현재까지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며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HMM 본사 이전 이슈가 한동안 잠잠하다가 오는 5월경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급부상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 대통령의 언급을 계기로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오는 3~4월에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전후로 경영진 차원의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HMM 육상노조는 내부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이전의 실익이 도출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합의 없는 이전이 강행될 경우 총파업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3년 만에 HMM의 재매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지난 20일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복수의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한 자금조달 차원에서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가치산정을 외부 평가기관에 의뢰해 평가받아 보려고 계획 중이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 가능 규모도 같이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 동원산업, 스타키스트 동원F&B에 매각...실탄 2조 마련

이날 공시는 동원산업이 스타키스트 기업가치를 2조원 선으로 평가하고 지분 전량을 계열사인 동원F&B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발표됐다. 스타키스트는 지난 2008년 동원그룹에 인수된 미국의 참치캔 제조사다. 매각이나 계열사 이전 등이 이뤄질 경우 동원산업은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해 HMM 인수전에 대비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동원산업은 "현재로서는 스타키스트를 실제 매각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9월 인수 검토를 위해 자문단을 구성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인수 로드맵을 내놓지 못한 채 작업이 정체된 상태다.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소재 등 본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 부담이 HMM 인수 추진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수소 등 신사업에 12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의 이같은 신중한 태도는 올해 HMM 경영실적 및 해운시황 악화가 예상되면서 두드러졌다는 지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매출은 10조774억원, 영업이익 1조4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 60%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정기 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해 평균 1100~130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18~3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올해 SCFI의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에는 선박 공급 과잉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을 보면 신조 인도량은 총 226척·15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에 달하며 이 중 1만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전체 인도량의 6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노후 선박 해체량은 30만~50만TEU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운업계 3중고·HMM 실적 악화·해진공 매각 미온적...변수

김 연구원은 “공급 과잉뿐 아니라 해운업계는 올해 수에즈운하 항로 재개 가능성에 따른 운임 하락과 제한적인 해상 물동량 상승,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대 교체 및 연료 전환으로 인한 투자까지 3중고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운업계의 공개적인 반대 기류도 부담 요인이다. 한국해운협회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우량 화주가 HMM을 인수할 경우 중소형 국적 선사들의 시장 퇴출이 가속화되고 대표 국적 정기 선사가 특정 그룹의 내부 물류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매각을 추진하는 채권단 내부의 입장 차이도 변수라는 지적이다. 최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HMM 매각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2대 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신중한 매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분 매각이 아닌 지분 보유를 전제로 한 민간 기업과의 공동 경영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입장에선 향후 5년 간 본업에만 121조원의 투자 부담이 있는데 사실상 정부 소유인 HMM을 막대한 돈을 들여 인수하더라도 정부(해진공) 측 경영 간섭이 계속될 경우 ‘반쪽짜리 주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측면에서 인수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본사의 부산 이전 논의와 노사 리스크, 인수 후보, 해운 시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HMM 매각 절차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에즈운하 통행 재개나 선박 공급 과잉을 감안하면 올해 업황 전망은 상당히 안 좋다"며 "안정적인 경영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치적 목적의 본사 이전은 HMM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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