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8일 이재명 정부 초대 ‘곳간지기’로 지명됐을 때 한 전직 국회의원이 건넨 말이다. 이 발언을 들었을 때만 해도 김병기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의혹이 연이어 터지던 때라 이 의원 의혹이 가늠이 안됐다. 예상이 깨지는 데는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새해 첫날은 이 후보자 보좌진 폭언으로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보좌진 갑질과 결혼한 장남의 ‘위장 미혼’을 통한 부정청약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 후보자 논란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 철회로 일단락됐다. 국민 대통합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 의도는 기본 세평조차 거치지 않았을 정도의 부실 검증과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빛이 바랬다.
통합 인선도 후보자 도덕성과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기준에 미흡한다면, 제아무리 상대 당 출신이라도 후보자가 돼서는 안 된다. 여야간 ‘범죄자 통합’을 이룰 수는 없는 탓이다. 문제는 부실 검증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은 차명 재산 논란으로 사퇴했고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자녀 불법 조기 유학으로 낙마했다. 또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은 계엄 옹호 발언 논란으로,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각각 자진 사퇴했다. 민정수석실의 시스템 오작동을 의심해봐야 할 상황이다. 민정수석실은 이태형, 전치형, 이장현 비서관 등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인선에는 최소의 정치적 도의도 필요하다. 진정 대통합을 위해서라면 국민의힘에 사전 설명과 양해가 필요했다. 이 후보자는 지명 당시 현직 당협위원장이자 국민의힘 계열 당에서 3선을 한 중진이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선과 관련해 사전에 당에 공유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 후보자 인선을 탕평책이라기보다 보수 분열을 노린 노림수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하다. 철저한 검증과 최소한의 도의를 갖춘 통합 인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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