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이승만 정부가 전시와 평시를 포괄하는 작전통제권(당시에는 작전지휘권이었으나 이후 개칭)을 유엔군사령관에게 ○○한 것은 6·25 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14일이다. ☜ 이양
② 이후 1994년 12월 김영삼 정부에서 평시 작전통제권을 ○○했다. 한국 정부는 적절한 시기에 전시 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도 ○○할 계획이다. ☜ 환수
③ 미국 정부는 적기에 전작권을 ○○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 ☜ 반환
④ 한미 간 전작권 ○○ 시기는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뤄졌다. ☜ 전환
엄밀히 말해 대한민국은 온전한 주권 국가가 아니다. 전작권이 없다. 이 놀라운 사실을 놀랍게도 사람들이 자주 놓친다. 일상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탓이다. 못 느낀다고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무시로 전작권 이야기가 잦아진다. 엄청나게 중요해서다. 그때그때 걸맞은 단어를 쓰자고 강조하는 덴 그런 까닭이 있다.
①의 ○○에 놓일 낱말은 이양(移讓)이다. 남에게 넘겨주는 게 이양이다. 사실관계만 추린다면 '이승만 정부는 유엔군사령관에게 전작권을 이양했다'이다. 원래 우리나라가 가진 전작권을 한국전쟁 통에 유엔군사령관에게 넘겼다는 말이다. 1978년 11월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된 뒤로는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작권이 위임되어 있다.
②의 ○○에 들어갈 말은 환수(還收)다. 원래 주인이 제 것을 되찾는 것이니까 도로 거두어들인다는 뜻의 환수가 제격일밖에. 반대로 본래 제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다고 원주인에게 되돌려 준다고 할 땐 무엇을 써야 할까. ③의 ○○에는 바로 그 말, 반환(返還)이 쓰여야 한다. 빌리거나 차지했던 것을 되돌려주는 게 반환이다.
한국 쪽에선 환수, 미국 쪽에선 반환이 두 나라 사이의 문제 틀에 놓이면 전환(轉換.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꿈)이 된다. 환수와 반환, 반환과 환수라는 두 개념을 상태가 바뀐다는 하나의 개념으로 품어야 해서다. ④의 ○○에는 전환이 쓰여 문장은 '한미 간 전작권 전환 시기는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뤄졌다'로 완성된다.
<미국은 언젠가 한국에 전작권을 전환할 것이다>보다 <미국은 언젠가 한국에 전작권을 반환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더 분명하고 자연스럽지 않을까. 미국 쪽은 돌려주고 한국 쪽은 되찾거나 돌려받는 것이니까. <한미 간 전작권 반환 문제>니 <한미 간 전작권 환수 문제>니 하는 표현도 어색하다. 양국 간에 걸쳐 있음을 보이므로 <한미 간 전작권 전환 문제>라고 하는 게 낫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전시작전통제권(戰時作戰統制權) -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6717
2.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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