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똥도 시가 된다”…어른도 울리는 2025년 동시, 종이책 넘어 ‘카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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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똥도 시가 된다”…어른도 울리는 2025년 동시, 종이책 넘어 ‘카톡'’로

경기일보 2026-01-27 01:05: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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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그룹 상상 제공
출판그룹 상상 제공

 

‘나는 바람개비/ 바람이 등 떠미는 데로 가지 않을래// 나는 바람개비/ 풍선처럼/ 갈 곳 모르고/ 둥둥 떠다니는 건 싫어// 빙글빙글 나는 바람개비/ 어지러워 뱅뱅 제자리 맴돌지라도/ 저 바람 재우고/ 내 갈 길 가고 말 테야’.(곽해룡, ‘바람개비’ 전문)

 

지난 1년간 각종 지면에서 발표된 동시 중 58편을 선정해 책으로 엮은 출판그룹 상상의 ‘올해의 좋은 동시 2025’에 수록된 시 중 하나다. 바람개비일지라도 바람에 떠밀려가는 존재가 아니다. ‘어지러워 뱅뱅 제자리 맴돌지라도’ 자기 위치를 스스로 선택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염소 똥이 주제인 시도 있다. 김성민 시인은 동시 ‘염소 똥’에서 ‘나는 염소한테 물려 갔던 풀입니다.//(중략) 나는 풀이었던 똥, 바라는 게 많지 않습니다/ 선량한 흙이 되면 좋겠습니다’. 생명은 소멸이 아니라 순환의 과정임을 시인은 동시의 세계를 통해 알린다.

 

‘올해의 좋은 동시 2025’에 선정돼 수록된 작품들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가족, 이를 넘어 어른과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동시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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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올해의 좋은 동시’ 출간기념회에서 선정위원 및 시인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상 제공

 

출판그룹 상상이 26일 오후 2시 서울 아트코리아랩에서 개최한 ‘올해의 좋은 동시 2025’ 출간기념회에서는 동시의 오늘과 미래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오갔다.

 

3부로 이뤄진 행사는 올해의 좋은 동시 2025에 수록된 시인들의 낭독, 선정위원에게 듣는 선정 경위 및 선정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자리에는 선정위원인 권영상·안도현·유강희·이안·임수현 시인, 김제곤 문학평론가를 비롯해 ‘올해의 좋은 동시’에 선정된 시인 등 동시를 사랑하고 출간을 축하하는 이들이 모였다.

 

상상에서 지난 2021년 첫 출간한 ‘올해의 좋은 동시’는 매해 선정위원들이 좋은 동시를 선정해 세상에 알리고 있다. 올해 선정된 58편 중 동시집을 내지 않았거나 첫 출간한 시인이 31명에 달할 만큼 젊은 시인들이 새로 진입했다. 그림책 작가 4명이 동시로 유입된 점도 눈에 띈다.

 

권영상 시인은 “2021년과 지금은 동시의 소재와 주제와 깊이가 굉장히 달라졌다. 요즘 동시를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면서 김성민 시인의 ‘염소똥’을 그 예시로 꼽았다. 권 시인은 “인생의 깊이와 세계를 다룬 시로 ‘동시가 이런 경지까지 왔구나’ 하고 느꼈고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시로, 이만큼 동시의 세계가 달라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임수현 시인은 “공동체 위기가 왔을 때 시인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염소 똥’과 ‘그림자 약속’, ‘바람개비’ 등의 시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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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올해의 좋은 동시’ 출간기념회에서 ㅅ시 낭독이 이어지고 있다. 정자연기자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동시의 새로운 향유 방식에 대한 논의도 기대를 모았다. ‘올해의 좋은 동시 2025’에 수록된 동시 58편은 모두 14개 지면에서 선정됐는데, 카카오톡으로 매주 동시를 보내는 레터링 서비스 ‘블랙’에서만 22편이 선정됐다.

 

김제곤 문학평론가는 “동시는 모두를 위한 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노인 혹은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지점들이 있다”면서 “올해 동시 1천500편 이상 발표될 예정인데, 지면은 부족하고 신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발표하기는 매우 어렵다. 종이책이 힘을 잃어가는 조건에서 새로운 방향도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선정위원들은 “창작 동시의 발표 지면을 “창작 동시의 발표 지면을 온라인 미디어가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동시의 향유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며, “미디어의 변화가 동시의 대중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동시 등 아동문학을 가볍게 평가하는 시선에 대해선 “동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과 달리)갱신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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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올해의 좋은 동시’ 출간기념회에서 선정위원들이 수록된 동시 등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자연기자

 

사회를 맡은 이안 시인은 “동시를 다루는 매체와 동시를 이야기하는 방식에서 퀄리티를 높이고, 도시 한 복판에서 살아가는 어린이의 현재를 고민하는 등 동시의 모던함을 유지하고, 젊은 감각을 통해서 동시를 읽는 독자 전체가 갱신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재문 출판그룹 상상 대표는 “국내 케이 문화와 케이 바람의 원동력은 시에 있다고 본다. 한국처럼 시가 사랑받는 나라도, 시인이 존경받는 사회도 드물다”면서 “상상의 동시집 시리즈의 동시가 세상을 더 밝고 건전하게 만들었음 좋겠다. 여기 계신 시인 모두가 우리나라를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케이 컬처를 선도하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시 많이 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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