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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전화 연결된 황유민의 목소리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갑작스러운 비행기 결항으로 예정보다 하루 늦은 이날 새벽에서야 대회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새벽에 플로리다 도착한 뒤 숙소에 들러 짐을 풀고는 곧장 대회장으로 이동해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피곤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잘 정돈된 코스와 상쾌한 날씨, 파란 하늘을 보며 금세 정신이 맑아졌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황유민의 목소리도 밝았다. 그는 “대회장에 직접 오니 ‘정말 내가 LPGA 투어에서 뛰는구나’ 실감이 났다”고 웃었다.
◇‘하와이 기적’ 일구고 美…“샷감 먼저 찾겠다”
황유민은 오는 30일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에 참가한다. LPGA 투어 루키로서 황유민의 첫 대회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약 5시간 동안 레이크 노나 앤드 컨트리클럽 16개 홀을 돌며 샷 감각과 코스 공략법 등을 점검했다. 황유민은 “처음 경기하는 코스라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둘러봤다”며 “무엇보다 연습 라운드를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5시간이나 코스를 돌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골프 최고 스타였던 황유민은 163cm의 작은 체구에도 250m를 넘나드는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가 트레이드 마크다. 특히 지난해 10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이른바 ‘하와이 기적’을 일궈냈고, 이를 발판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샷 감각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 그는 “감이 별로 좋지 않다. 그린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어프로치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며 “1라운드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은 만큼 대회 때 집중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지훈련 기간에 특히 중점을 뒀던 부분은 쇼트게임이다. 공을 높이 띄워 핀 주변에 바로 떨어뜨린 뒤 스핀으로 세우는 ‘플롭샷’ 기술 연마에 힘을 쏟았다. 황유민은 “다양한 쇼트게임 기술을 익히고 상황별 대처 연습을 하는데 훈련 시간의 70% 이상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소박하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해서 모든 샷을 생각한 대로 자신 있게 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과보다 과정…목표는 LA올림픽”
선수 생활 중 가장 이루고 싶은 꿈으로는 올림픽 출전을 꼽았다. 황유민은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상상한다”며 “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 세계 랭킹을 끌어올려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만큼 더 잘해야 한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황유민은 L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게임 황제’인 페이커 이상혁을 만나 응원도 받았다. 평소 게임을 즐기고 페이커의 유니폼을 입고 운동할 정도로 팬이라는 황유민은 직접 사인을 요청하며 ‘성덕(성공한 팬)’의 순간을 누렸다. 황유민은 “페이커 선수는 골프로 치면 타이거 우즈같은 존재”라며 “태도와 인성 모두 존경한다. ‘페이커’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유민은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꾸준하게 성적을 내서 CME 포인트 상위 60명만 출전할 수 있는 최종전에 진출하는 것”이라면서 “프로 선수라면 우승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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