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이주시대, 공존의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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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론] 이주시대, 공존의 교육으로

경기일보 2026-01-26 18:57: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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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도시다. 공항과 항만을 통해 세계와 연결된 도시, 다양한 국적과 언어, 문화가 일상적으로 교차하는 도시. 인천의 학교 역시 이미 다문화·이주 사회의 전면에 서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이주배경 학생을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적응시킬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머물러 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한국 학교는 어떻게 다문화·이주 사회와 함께 변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프랑스 교육의 경험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공화국 보편주의를 강조하며 모든 학생을 동일하게 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차이는 사적인 영역으로 밀려났고 학교는 시민의 동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민자와 다수 집단 사이의 간극이 확대됐다. 다양성을 보지 않으려는 보편주의는 오히려 불평등을 은폐하는 장치가 됐다.

 

한국의 다문화교육 역시 유사한 길을 걸어왔다. 한국어 능력 향상, 한국 문화 이해, 학습 결손 보충이 주요 정책 목표였다. 물론 필요한 정책이지만 이 접근은 이주배경 학생을 ‘부족한 존재’로 전제하는 결손모형에 머물 위험이 크다. 이주배경 학생은 이제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학교 문화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이해해야 한다.

 

상호문화학교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상호문화학교는 상호문화교육을 행하는 교육의 장이다. 이 학교에서는 특정 집단이 다수 문화에 동화되는 교육과정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 전체가 서로의 문화 속에서 변형되고 재구성되는 교육과정을 실행한다. 문화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실천이며 학교는 서로 다른 규범과 가치가 만나는 사회적 공간이다.

 

상호문화학교는 문화적 특수성을 존중하면서도 사회적 결집을 가능하게 하는 관계적 보편성을 교육의 목표로 삼는다.

 

학교는 결코 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다. 상호문화학교는 이러한 타자화 구조를 해체하는 교육혁신 프로젝트다. 교사는 차이가 차별로 전환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중재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인천시교육청이 다문화교육정책의 일환으로 상호문화학교 모델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인천 논현동 소재 동아시아국제중고등학교가 바로 이 모델을 도입한 학교다. 상호문화학교를 선언한 이 학교에서는 다문화·이주 사회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여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이주배경 학생과 정주배경 학생이 함께 공부하며 교사 상호문화 역량 연수, 탈동화적 교육과정 재구성, 차별 대응 제도화, 이주배경 학부모와 지역사회 거버넌스가 작동된다. 이는 단순한 다문화교육정책이 아니라 위대한 학교 문명 전환 프로젝트다.

 

상호문화학교는 ‘이주배경 학생만을 위한 학교’가 아니다. 그것은 모든 학생을 위한 미래 학교의 모델이다. 다양성은 관리 대상이 아니라 교육 혁신의 자원이다. 인천교육이 이 전환을 전면적으로 모든 학교로 확대할 때, 학교는 배제와 동화의 공간이 아니라 공존과 혁신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주 시대의 상호문화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이제 인천이 그 공존의 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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