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재계 파워 학맥 '와튼' 부상에 SK·한화 '와튼 엘리트' 역할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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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재계 파워 학맥 '와튼' 부상에 SK·한화 '와튼 엘리트' 역할론 관심

르데스크 2026-01-26 18:11: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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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교인 와튼 스쿨(Wharton School) 출신들이 백악관과 평화위원회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직을 장악하면서 한국에서도 '와튼 출신' 인사 중용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미 소통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학연을 매개로 한 '와튼 네트워크'가 가장 효과적인 소통 창구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와튼을 "세계 최고의 학교"라고 치켜세우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유엔 견제기구 평화위부터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까지…트럼프 2기는 '와튼 전성시대'

 

1881년 설립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Penn)의 와튼 스쿨(Wharton School)은 미국 최초의 대학 부설 경영대학이다. 하버드, 스탠퍼드와 함께 이른바 'M7'이라 불리는 최상위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학부 과정 역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교육 수준과 압도적인 입학 난이도를 자랑한다. 덕분에 와튼 스쿨은 전 세계 부호 또는 그들의 자녀들이 거치는 필수 '엘리트 코스'로 자리매김 했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대거 몰리다 보니 단순히 학문적 성과를 넘어 강력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수단으로도 널리 활용돼 왔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와 워런 버핏, 트럼프 대통령(경제학 학사) 등이 이곳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와튼 사랑은 유별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가 나온 와튼은 슈퍼 천재들이 가는 곳이며 세계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학교이자 최고의 학교다"며 남다른 모교 사랑을 과시했다. 특히 "와튼 출신은 모두 천재다"며 동문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의 유별난 모교 사랑은 자녀들을 '와튼 동문'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자녀들 대부분이 와튼 스쿨을 졸업했다.


▲ 트럼프 대통령의 모교 사랑과 동문에 대한 믿음은 취임 후 백악관 인사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사진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모교 사랑과 동문에 대한 믿음은 취임 후 백악관 인사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출범시킨 세계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P)의 집행위원으로 마크 로완(Marc Rowan)을 임명한 것이다. 와튼 스쿨에서 재무학 학사 과정과 MBA를 거친 마크 로완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CEO이자 현재 와튼 스쿨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앞서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마크 로완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마크 로완이 합류한 평화위원회는 단순한 국제기구를 넘어 유엔(UN)을 견제할 만큼 강력한 권한을 가진 초대형 국제기구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금융 권력의 핵심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인선에서도 와튼 출신 인사가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와튼 스쿨 MBA 출신인 릭 리더(Rick Rieder)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그 주인공이다. 앞서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노동 시장 우려를 해소하고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기준 금리를 현재보다 낮은 3%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저금리 기조와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이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을 언급하며 "릭 리더가 면접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하며 그의 지명 가능성을 노골화했다.

 

이 외에도 △존 요바노비치 미국 수출입은행장 △에드워드 포르스트 총무관리청(GSA) 행정관 △케빗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션 플랭키 국토안보부 인프라보안국(CISA) 국장 △로버트 글리슨 주니어 암트랙 이사 등 백악관과 주요 부처, 국영 기업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요직을 와튼 스쿨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최초 제안한 인물로 알려져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왼쪽)과 로널드 로더 에스티로더 상속자.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뒷받침해주는 이른바 후원 세력의 중심에도 '와튼 네트워크'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의 상속자이자 트럼프의 60년 지기 친구로 알려진 로널드 로더(Ronald Lauder)가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1960년대 비슷한 시기에 와튼 스쿨을 함께 다녔으며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와튼 스쿨에서 국제 경영학을 전공한 로널드 로더는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10만달러(원화 약 1억4500만원)를 기부했고 지난해엔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인 마가(MAGA)에 500만달러(원화 약 72억원)를 후원했다.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최초 제안한 인물로 알려져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2018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집무실로 불러 로널드 로더가 그린란드 매입을 권유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로널드 로더는 그린란드에 직접 투자하며 자신의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덴마크 언론에 따르면 로널드 로더는 그린란드 배핀만의 용천수 수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에 투자자로 참여 중이다.

 

미국 엘리트 사회 휩쓴 와튼 열풍에 SK 김정규, 한화 전태원 등 와튼 출신 역할론 부각

 

와튼 출신 인사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직을 비롯해 미국의 엘리트 사회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그 여파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와튼 출신' 인사 중용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동문'이라는 유대 관계를 대미 소통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주요 기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또는 공화당 정치인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을 핵심 요직에 배치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이기도 한 김 사장은 올해 SK스퀘어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와트스쿨 MBA를 졸업한 김 사장은 과거 SK텔레콤 Citi그룹 합작법인 미국담당, SK플래닛 미국지사 팀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 해외통으로 거듭났다. 그 과정에서 김 사장은 와튼 스쿨 MBA 동문들과도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미국 벤처캐피탈(VC) 트라우즈데일 벤처스 임원 데이브 린(Dave Lin)은 비즈니스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 내에서 '기술 추천(해당 인물이 특정 분야에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증해 주는 시스템)'을 통해 김 사장의 역량을 공개적으로 보증하고 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데이브 린이 임원으로 재직 중인 트라우즈데일 벤처스는 이집트계 미국인 억만장자 파예자 사로핌의 아들 필립 사로핌이 설립한 기업이다. 필립 사로핌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와 공화당 관련 단체에 지속적으로 거액을 후원해 온 인물이다. 2024년 필립 사로핌은 마가에 100만달러(원화 약 15억원)를 기부했으며 공화당의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웨슬리 헌트 텍사주 하원의원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웨슬리 헌트는 2024년 미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 뉴멕시코 등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고 2024년 7월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에서 프라임타임(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 연사로 나서는 등 공화당 내에서 꾸준히 정치적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 정가에서 프라임타임에 연단에 오른다는 것은 당내 지위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핵심 실세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김 사장의 또 다른 와튼 스쿨 인맥으로는 미국 최대 청소년 스포츠 캠프 플랫폼인 유스 인리치먼트 브랜드(YEB)의 대표이사 저스틴 호벨러(Justin Hoeveler)가 꼽힌다. YEB는 2020년 미국 사모펀드 로아크 캐피탈이 청소년 스포츠 캠프 운영 업체 US 스포츠 캠프(USSC)를 인수한 뒤 아이나인 스포츠(i9 Sports), 스쿨 오프 락(School of Rock) 등 유관 브랜드들을 통합해 출범시킨 플랫폼 기업이다. 저스틴 호벨러는 USSC의 창업주로 회사 지분을 매각 후 현재 YEB의 CEO만을 역임하고 있다. 김 사장과는 와튼 스쿨 MBA 동문 관계다. 김 사장과 저스틴 호벨러 대표는 주요 전문 기술 분야에 대해 서로 '기술 추천'을 남기며 대외적으로 두터운 비즈니스 신뢰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 YEB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문화·체육 정책의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조명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청소년 건강 위기 해결을 명분으로 과거의 전통적 체력 검정 시스템인 '대통령 체력 테스트'를 전국 공립학교에 재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YEB와 같은 스포츠 플랫폼 기업이 국가적 체육 장려 기조를 타고 사업 확장 및 민관 파트너십 구축의 결정적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주주인 로아크 캐피탈의 선제적인 행보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로아크 캐피탈은 지난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의 선거 부정 주장을 옹호했던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에게 법정 최고 한도인 5600달러를 기부하는 등 공화당 핵심 인사들에게 정치 자금을 제공한 바 있다. 당시 후원 대상이었던 데이비드 퍼듀 전 의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중 외교의 첨병으로 여겨지는 주중 미국 대사로 내정된 상태다.

 

▲ 트럼프정부 들어 미국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한화그룹의 해외 투자 전담 계열사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전태원 사장은 '와튼 네트워크'를 보유한 와튼 스쿨 MBA 출신이다. 사진은 전태원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사진=한화퓨처프루프]

 

트럼프정부 들어 미국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한화그룹의 해외 투자 전담 계열사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전태원 사장 역시 '와튼 네트워크'를 보유한 와튼 스쿨 MBA 출신이다. 한화퓨처프루프는 에너지, 방산, 조선 등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지 기업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전담하는 한화그룹의 핵심 미국 법인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전 사장은 앞서 한화그룹이 초기 투자자로 나섰던 수소 트럭 기업 니콜라 투자를 주도한 장본인으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전 사장과 인연을 맺고 있는 와튼 MBA 동문 중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주요 방위산업체 기업 레오나르도 디알에스(Leonardo DRS)의 미래 전략 담당 임원 앤드류 하워드(Andrew Howard)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SNS상에서 서로의 게시글에 공감표현을 자주 하는 등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레오나르드 디알에스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미군 보호를 위한 우선순위 사업으로 강조된 '골든 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설계 프로젝트 참가 기업이다. 앤드류 하워드는 이 기업에서 신사업 발굴과 대관 업무를 담당 중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부사장에 임명된 기트 바트 역시 전 사장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와튼 MBA 출신 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트 바트는 바클레이즈 내에서 에너지(Energy), 자원 및 인프라 투자 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에 합류하기 전 에너지 전문 투자사인 샌드브룩 캐피털(Sandbrook Capital)의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IFC(국제금융공사), 마라톤 캐피탈 등 주요 투자기관을 거치며 총 40억달러(원화 약 5조3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관련 거래를 성사시킨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바클레이즈 미국 PAC'을 운영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지속적으로 정치 자금을 지원해왔다. 과거 트럼프 1기 당시 모기지 부실 판매 사건과 관련해 미 법무부로부터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20억달러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 받아 남다른 대관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와튼 스쿨 출신들이 약진하는 것은 우리 기업들에게 하나의 '생존 가이드라인'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권력의 핵심부인 이너서클에 진입하기 위해 학연 등 가용한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주요 그룹들이 와튼 출신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해 미국 내 실세들과 접점을 넓히는 것은 매우 영리하고 현실적인 대응이다"며 "향후 와튼 스쿨 학연은 대미 수출 및 투자 환경의 리스크를 줄이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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