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최예진 기자】 높은 환율 변동성의 해법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외환시장 접근성 확대가 글로벌 충격의 전이를 가속화해 오히려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부작용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2원 내린 1440.6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1484.9원 최고치를 경신한 뒤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으로 30원 넘게 급락해 1449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초 1440원대에서 안정 조짐을 보였으나, 기본 수급 불안과 원·엔 동조화 심화로 지난 20일 1478원대까지 재상승하며 고환율 국면을 이어갔다.
이때 급등했던 환율은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달러·엔 ‘레이트 체크’ 실시 소식에 엔화 강세로 반전되며 원화도 동반 상승했다. 레이트 체크는 뉴욕 연준이나 미국 재무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앞두고 주요 은행 및 시장 참가자들에게 현재 거래 가격대와 유동성 상황을 문의하는 절차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뉴욕 연준이 ‘rate check’를 시행하며 미-일 공조로 엔화 가치가 급반등했다”면서 “미국이 엔화 약세가 일본 국채 장기금리 상승과 동반돼 미치는 영향을 경계하고 있으며 주요국 통화가치의 과도한 절하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베선트 재무장관의 원화 구두개입을 통해 엔화 160엔선과 원화 1480원선은 미국도 불편해하는 상단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러한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적 안정화를 위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 중이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9일 발표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24시간 국내(온쇼어)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 외국인 간 원화 거래 인프라 구축을 앞세워 올해 6월 MSCI 관찰대상국 재진입, 그리고 이듬해 선진국(DM) 지수 편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복되는 환율 급등 국면에서 외환보유액 투입이나 투자 규제 같은 단기 처방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MSCI 지수 편입·24시간 FX 거래로 ‘분모’ 키운다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은 임시방편적 시장 개입에서 벗어나 경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핵심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24시간 외환시장·역외 원화 결제·외국인 등록 간소화 세 축이다.
오는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을 새벽 2시 종료에서 24시간 개장으로 전환한다. 야간에는 전자외환거래(eFX)로 자동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글로벌 벤치마크 환율(WMR·런던 16시) 편입도 추진한다.
역외 원화 결제 기반을 도입한다. 외국 금융기관의 원화 계좌 보유·결제를 지원하며, 한국은행이 24시간 결제망을 구축해 9월 시범 운영 후 내년 본격화한다. 옴니버스 계좌와 CLS 원화 자금의 당일 증권결제도 허용한다.
외국인 계좌 개설 부담도 줄인다. 투자자등록번호(IRC)를 LEI로 전환하고, 통합계좌 제한을 없애며 보고 주기를 분기 단위로 완화한다. 상반기 외국환거래 신고도 대폭 간소화한다.
기존 외환시장은 거래시간·참여자 제한으로 특정 시점 수급 쏠림이 환율 급변을 유발했고, 개인·기관 달러 흐름이 시장을 좌우해 왔다. 정부는 이 구조적 취약성이 환율 불안정의 뿌리라고 진단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외환시장 ‘분모(거래량)’ 확대다. 역외 거래 자유화로 글로벌 투자자 참여를 늘려 시장 깊이를 키우면 단기 수급 충격이 전체 환율을 흔들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가 지적한 달러자산 환노출 25배 문제도 시장 규모 증가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MSCI 선진지수 편입을 통해 유입될 ‘패시브 자금’은 우리 시장에서 구조적 완충장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주가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져나가는 액티브 자금과 달리,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머니는 시장의 변동 상황에서도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한다. 이는 대외 충격 시 자본 유출을 방어하고 환율 급변동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방어막이 된다.
자본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대하다. 외환시장의 문턱이 낮아지고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면, 만성적인 코스피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확률이 높다.
NH투자증권 김종영 연구원은 “2027년까지 미국 대비 한국 시가총액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에서 안정적인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봤을 때, 자금이 유입되며 환율과 주식 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져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구조 개편의 부작용과 리스크
다만 24시간 시장 개방 등에 따른 리스크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시장 개방 확대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화 거래가 자유로워질수록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국내 환율과 자산시장에 더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도 커진다. 투기적 자금의 유입·유출 속도가 빨라질 경우, 단기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MSCI 선진지수 편입까지는 제도 정비 이후에도 관찰 기간이 필요해,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 사이 환율 불안이 재차 확대될 경우, 다시 단기 개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주에 패시브 자금 70%가 집중되며 코스피 양극화 심화 우려를 낳는다.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지수 편입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상황이다.
24시간 외환시장 개방 초기에는 야간 유동성 부족과 고빈도거래 유입으로 환율 변동성이 20~30% 확대될 수 있고, 역외 원화 결제 자유화로 글로벌 숏 포지션이 늘며 아시아 통화 동조화도 강화될 전망이다. 공매도 재개까지 겹치면 코스피 하방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 명예교수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외국인 채권 투자가 늘어나서 자본이 유입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심해져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한국 금리가 높아져 물가가 높아지면,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져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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