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산하의 ‘24·25학번 의과대학생 대표자 단체’는 성멍서를 통해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에 대해 “준비 없는 증원은 곧 교육의 붕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보정심이 2037년 의사 인력 부족 규모를 2530~4800명으로 산정한 것을 두고 “이러한 추산과 대책은 기존 교육 여건이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함께 검증될 때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25학년도 증원에 따른 강의실·실습 공간 과밀화와 교수 인력 부족 등 교육의 질 저하 문제는 이미 현장에서 가시화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제한적인 실무자 면담과 서면 검토에 치중한 채 실제 교육 환경의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 여건이 양호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각 대학 본부에 “24·25학번 교육 환경 개선과 관련한 준비 과정과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협의 구조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의대생 학부모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의대 증원 규모 결정과 관련해 의료인력 수급 추계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면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은 지난 16일 “추계 과정에서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들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채 과거의 문제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며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구서를 통해 추계위의 구성과 운영 구조가 독립적이지 않은 점, 숙의·검증 과정이 충실하지 않은 점, 시간 제약 등을 이유로 분석 방식이 매우 부실한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추계 과정에서 인구 변화와 의료 이용 양상, 의사 공급량, 국가 의료정책의 방향,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해외 의대 출신 한국인 의사의 국내 유입 등 변수들에 대한 반영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학부모연합은 “‘비과학적 수급 추계’와 ‘절차적 정당성 결여’라는 문제가 현 추계위에서도 유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국민의 건강권, 예비 의료인력 직업수행의 자유에 제한을 가하고, 장래 국가 의료시스템에 심대한 공익 침해를 야기하는 위법·부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교수들도 우려를 표하며 정부에 정원 증원 재검토를 요청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지난 13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2027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확정 계획을 멈추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과학적 인력 수급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 달라”고 촉구했다.
교수협의회는 “정부는 의사가 부족하다며 화려한 수치를 제시하지만 그 통계에는 ‘공급의 혁명’이 빠져 있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며 “지금 늘려놓은 의대생들이 현장에 나올 10년 뒤, 그들은 이미 기술에 자리를 내어준 ‘유휴 인력’이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전국 의대에서 24·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게 된 ‘더블링’으로 인해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는 점도 짚었다.
의대교수협은 “대부분 대학은 평년의 2~3배, 일부 대학은 평년의 4배 이상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며 “이들이 본과에 진입하는 2027년부터는 해부학 실습조차 불가능한 '교육 불능' 상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들이 본과 3학년에 진입하는 2029학년도에는 환자를 직접 보지 못한 채 참관 위주의 실습만이 가능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며 “충분한 병상과 교육 인프라 없이 급조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결국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