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차례상 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됐으나 실제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9만6500원으로, 지난해 30만2500원보다 1.98% 하락했다. 대형마트 역시 40만688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0만9510원 대비 0.64% 감소했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약 11만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상 비용 하락은 과일과 채소류 가격 안정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통시장 기준 과일류 가격은 전년 대비 20% 하락했고, 채소류(-15.15%)와 견과류(-7.69%)도 가격이 내렸다. 특히 배(신고 3개) 가격은 1만8000원으로, 지난해 2만7000원보다 33.33% 낮아지며 전체 차례상 비용을 끌어내렸다.
반면 일부 핵심 품목은 가격이 오르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환율 영향으로 수입산 수산물과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했다. 대형마트 기준 동태포(러시아산 800g)는 1만5900원으로 전년 대비 6.71% 올랐고, 북어포(러시아산)도 6980원으로 16.53% 상승했다. 전통시장에서는 해당 품목 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쌀값 상승 영향으로 떡국떡(1㎏)과 시루떡(1㎏) 가격도 각각 16.67%, 30% 올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올해 전통시장 기준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지며 전반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최근 한파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온에 민감한 채소류나 과일류 등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례상 비용은 소폭 낮아졌지만, 소비자 체감 물가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일상 소비에서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과 외식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고물가 국면에서 가격 수준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일부 품목 가격 하락이나 상승률 둔화만으로는 체감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 물가 관리의 한계도 드러난다. 농축산물은 비축 물량 방출이나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일정 부분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수산물과 가공식품은 환율과 원가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장기간 유지되면서 수입 원가 부담이 구조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은 수급 조절로 단기 안정이 가능하지만, 수입 비중이 높은 수산물과 가공식품은 환율 영향을 크게 받아 가격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명절 차례상 비용보다 평소 외식비와 가공식품 가격이 체감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적된 고물가와 환율 부담, 외식·가공식품 중심의 지출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체감 물가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설 명절을 맞아 성수품 공급 확대와 비축 물량 방출, 할인 행사 확대, 유통 단계 점검 강화 등을 포함한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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