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선언을 시사하며 자신을 향한 논란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정교유착 척결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결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의원이 부산시장 경쟁력에서 1위를 달리면서 지방선거 출마 시동을 걸었다.
통일교 의혹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공식 행동을 자제했던 전 의원은 오는 30일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강연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하며 부산시장 출마를 위한 몸 풀기에 나섰다.
지역 정치권은 전 의원이 침묵을 깨고 정치 활동 재개를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 의원 역시 설을 전후해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혀 부산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지역 정가가 요동칠 전망이다.
아직 명확한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전 의원이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면 부산 지역 국회의원 18석 중 민주당이 유일하게 보유한 북구갑 지역구도 보궐선거로 넘어가게 된다. 민주당은 전 의원의 부산시장 광역단체장 선거와 북구갑 보궐선거를 묶어 결집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구갑 지역은 국민의힘에서도 상징적인 지역구다. 2024년 총선에서 5선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 됐던 지역으로, 전 의원의 시장 출마로 보궐선거로 넘어가게 된다면 양당 간 치열한 선거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을 향해 "통일교 수사부터 받으라"고 맹공을 퍼부으며 지방선거 경쟁을 본격화했다.
田 "일하고 또 일하겠다" 침묵 깨고 SNS 활동 재개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11월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사퇴한 이후 약 7주간의 잠행을 마치고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24일 페이스북에 '해양수산부 부산 시대, 이제 부산이 선도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저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압축적으로 일했다. 그리고 역대급 성과를 만들었다"고 자찬했다.
이어 "부족한 장관을 도와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해주신 해수부 직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며 "부산항 개항 150년, 해수부 개청 30년의 역사 위에 북극항로 선점 원년을 선언하고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 역사상 최초로 부산 해양수도 특별법 제정으로 부산이 해양수도라는 법적 지위를 확보했다. 우리 부산이 대한민국 유일의 해양수도임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더 많은 해운 대기업들의 부산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부산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북극항로 범정부 조직인 북극항로추진본부를 신설하고 해양수도조성과 등 3개과를 만들어 북극항로 선점 추진동력을 만들었다"며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본사 부산 이전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해운 대기업들이 부산으로 이전할 것이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이 멀리 있다"며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부산 이전, 동남투자공사 설립, 해사전문법원 신설, HMM을 비롯한 해운 대기업 본사 부산 유치로 이제는 부산이 나서서 선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 의원은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고 설계하고 국정과제로 만들며 주도해 온 제가 해양수산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돼 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하는 데 부산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해양수산부 부산 시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같은 날 부산CBS,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중단했던 정책 활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판단했다. 휴식 기간 동안 해양수도 부산에 대해 공부하고, 현재 정치·행정 상황도 정리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출마를 묻는 질문에 "아직 최종 결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출마를 결정한다면 설 이전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말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부산시장 출마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여부 등 변수가 있어 당장 확정적으로 출마하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출마 여부는 늦지 않은 시점에 정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행사에 참석해 '해수부 부산 시대'의 의미와 부산시의 역할 등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역임하며 대표적인 친노무현 인사로 불린다.
해수부 장관 시절 성과 강조…부산 곳곳 현수막 내걸어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한 후 주말 사이 부산 전역 주요 도로와 교차로에 '해수부 부산 시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북구갑을 겨냥해 특정 지역구에 내건 것이 아닌 연제구, 사상구, 부산진구 등 100여 곳에 '해수부 부산시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다. 부산 전역 주요 행선지마다 동시에 게재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책 홍보를 넘어 부산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 행보 개시로 해석하고 있다.
페이스북 글과 현수막 게시 등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며 부산시 발전을 위한 청사진까지 간접적으로 밝히며 해수부 이전을 시작으로 해운·수산·금융까지 아우르는 '해양특별시 부산' 구상을 본격화 했다.
다만 전 의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최대 리스크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관한 수사다. 지방선거 국면과 수사가 맞물린다면 여권 전반에 선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재성 "전재수 출마 환영…원칙·품격 경선 약속"
전 의원이 설 전후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고 밝히자 민주당 인사들도 출마 관련 글로 분위기를 조성했다.
부산시장 도전을 선언한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출마를 결정한다면 환영한다. 원칙과 품격을 지키는 경선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입장을 내고 "민주당의 경선은 정책과 비전, 실력으로 경쟁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흠집 내기나 갈등이 아닌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부산 시민 앞에 평가 받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경쟁 구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책 경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서은숙 민주당 부산진갑 지역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전 의원의 현수막을 게시하며 '부산 도약 시작합시다!'라고 적는 등 간접적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지지했다.
국힘 "국민 우습게 알아, 통일교 특검 수용하라"
전 의원의 정치 활동 재개 행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맹공에 나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 무마 확신 있으니 사실상 출마 선언한 것"이라며 "통일교 2인자 윤영호가 전재수 의원에게 수천만 원과 명품 시계를 줬다고 진술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맹탕 수사로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윤영호 증언으로 권성동 의원은 구속됐다. 전재수만 기준이 다를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전재수는 부산 전역에 자신의 홍보 플래카드를 붙였다. 설 전에 노무현 재단 행사에 등장한다고 광고했다. 출마 시기와 형식을 예고한 것"이라며 "전재수 플래카드 위에 나도 플래카드를 붙였다. 특검이 민심"이라고 주장하며 전 의원의 현수막 위에 특검 수용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게시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전재수는 여당 의원이라서 면죄부 수사 결론을 미리 쥐고 있는 것인가. 금품 수사를 받는 와중에 출마를 예고한다는 것은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재수 통일교 특검을 즉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받을 것이 명백해 보인다"며 "전 의원은 이미 몸 풀기에 나선듯하다. 여당이 신천지로 물 타고 애먼 사람들로 통일교 물 타는 사이, 처벌받고 감옥 가야 할 사람이 부산시청 가는 꿈을 꾼다니. 세상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유권무죄 무권유죄, 여당무죄 야당유죄. 특검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더 명확해진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또 "전 의원이 최초 보도처럼 3000만~4000만 원 현금과 명품시계 2개를 받았다면 아직도 공소시효가 남았을 것임에도 경찰수사 관련 보도를 보니 액수가 확 줄었다. 2000만 원과 명품시계 1개란다. 결국 3000만 원 미만으로 뇌물 액수를 낮춰 공소시효 도과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요. 경찰이 뇌물액수를 조작했다면 이 역시 직권남용이자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전재수의 뻔뻔한 출마 의지, 출마가 아니라 수사 받으라"며 "통일교 의혹은 전재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종교의 유착이라는 중대한 공적 사안이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공직 도전을 거론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뻔뻔한 정치 행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전 의원의 장관직 사퇴 역시 부산시장 출마를 위한 예정된 수순이었을 뿐 희생이나 결단이 아니다. 진정으로 국민 앞에 떳떳하다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일반 국민과 동일한 잣대로 수사의 심판대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교 의혹에도 차기 부산시장 지지율 1위 달려
통일교 의혹에도 불구하고 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도읍 의원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두 사람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3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의원 26.8%, 박형준 시장 19.1%, 김도읍 의원 10.6%, 조경태 의원 10.1%, 조국 대표는 6.7%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 양자 대결에선 전재수 의원 43.4%, 박형준 시장 32.3% 전재수 의원 43.8%, 김도읍 의원 33.2%로 나타났다.
지방선거에서 '정부에 힘을 싣기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6.6%로 '정부 심판을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 38.7%를 7.9%p 차이로 앞섰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 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5.6%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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