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역전패를 당한 아스널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쓴소리를 남겼다.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3라운드를 치른 아스널이 맨유에 2-3으로 패했다. 아스널은 승점 50점에 머물며 같은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2위 맨체스터시티, 3위 애스턴빌라(이상 승점 46)에 추격을 허용하는 불안한 1위를 유지했다.
이날 아스널은 경기 초반부에 보였던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지 못하며 패배했다. 전반 29분 맨유 골라인 부근에서 높게 뜬 공을 부카요 사카가 잡아낸 뒤 중앙으로 투입했고, 마르틴 외데고르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이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스널이 맨유를 상대로 무난한 승리를 거둘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아스널은 맨유의 효율적인 공격을 당해내지 못했다. 전반 37분 맨유가 조직적인 전방 압박을 가하자 마르틴 수비멘디가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범했고, 이를 가로챈 브라이언 음뵈모가 침착하게 1대1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5분에는 파트리크 도르구가 동료들과 좋은 연계를 펼친 다음 과감하게 시도한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갔다. 아스널은 후반 39분 코너킥으로 혼전을 유도해 미켈 메리노가 동점골을 뽑아냈지만 불과 3분 뒤 마테우스 쿠냐에게 중거리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져내렸다.
이날은 경기 결과보다도 내용 면에서 두 팀이 비교됐다. 아스널은 올 시즌 세트피스와 오픈 플레이에서 두루 득점하고 있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는 날에는 세트피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이날도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세트피스에서 해답을 찾아야 했다. 어떻게든 득점 기회를 만들고 골을 뽑아내는 게 강팀의 능력이지만, 최근 아스널은 세트피스가 없으면 공격에서 요행을 바라는 팀이 됐다. 아스널의 공격은 맨유가 후방에서부터 좋은 패스워크로 아스널 수비를 풀어나와 과감한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낸 것과도 대조됐다.
벵거 감독의 눈에도 아스널과 맨유 공격 사이에 중대한 차이가 있어보였다. 경기 후 ‘비인 스포츠’를 통해 “홈에서 3실점을 내주면 이기기 어렵다”라며 “두 팀의 득점 장면은 이날 각자의 경기력을 대변하는 듯했다. 맨유의 골은 빌드업으로 만들어진 좋은 협업의 결과물이었다. 아스널의 득점은 코너킥에서 투지와 힘으로 만들어낸 깔끔하지 못한 플레이였다. 아스널은 모든 걸 쏟아냈지만 특히 전반에 인내심과 기술적 조직력이 부족해보였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벵거 감독 입장에서는 아스널 경기력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벵거 감독은 때로는 이상주의자에 가까워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공격 축구를 선호한 지도자다. 반면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기본적인 전술적 이상이 있되 승리를 위해서라면 경기장 안의 모든 내용을 통제하는 성향이 강하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이러한 경향성이 강해져 현지에서는 아르테타 감독의 축구를 두고 ‘흑마법’, ‘안티풋볼’ 등 축구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의 단어를 사용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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