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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정부가 입장을 바꿔 원전 건설을 최종 결정한 것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를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총 2.8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 도입하고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0.7GW)를 만든다는 계획이 담겼다. 하지만 11차 전기본이 확정된 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됐다. 신규 원전에 대한 국민 여론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새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원전 신규 건설 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전망으로, 원전을 안정적인 기저 전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했던 김 장관도 “(문재인 정부 탈원전) 당시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전 세계가 원전 위험성에 대해 예민하던 시기였다”며 “하지만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수소 생산 비용이 낮아지지 않으면서 여러 나라가 원전 역할을 다시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석탄과 가스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전력 운영을 위해 원전 비중을 늘리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원전 건설에 대한 찬성이 우세했다.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 이상, ‘신규 원전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60%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조만간 신규 원전 부지 공모에 착수한다. 약 5~6개월간 평가를 거쳐 후보지를 선정하고,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거쳐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한다.
올 상반기 중에는 신규 원전 부지와 함께 제12차 전기본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에 확정된 신규 원전 2기 외에 추가 원전 건설에 대한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어느 정도의 원전 비중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믹스에 맞는지는 12차 전기본에서 분석할 것”이라며 “추가 원전 가능성도 일부러 닫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전기본을 통해 결정된 사안을 두고 혼선을 초래하며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비판과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발 등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탈핵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국민 여론 수렴을 “정책 선택에 대한 시민의 판단을 묻는 공론화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론을 합리화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면서 “논쟁을 회피한 행정 독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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