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은 ‘車·통신·건설’ 융합 플랫폼···기존 산업지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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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은 ‘車·통신·건설’ 융합 플랫폼···기존 산업지도 흔든다

이뉴스투데이 2026-01-26 15:16: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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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산업에 자동차식 생산, AI 반도체 기반 비행 제어, 통신·에너지·버티포트 인프라까지 동시에 요구되면서 항공·자동차·통신·건설 산업 간 경계가 재편되고 있다. [사진=조비에비에이션]
UAM 산업에 자동차식 생산, AI 반도체 기반 비행 제어, 통신·에너지·버티포트 인프라까지 동시에 요구되면서 항공·자동차·통신·건설 산업 간 경계가 재편되고 있다. [사진=조비에비에이션]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이제 도심항공교통(UAM)은 기존 항공산업의 범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 UAM으로 사용될 eVTOL(수직이착륙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체 설계와 운항을 넘어 자동차식 생산과 AI 기반 비행제어, 통신·에너지·버티포트 등 인프라가 동시에 요구돼 항공·자동차·통신·건설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VTOL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과 아처 에비에이션은 항공기 인증과 운항에서는 기존 항공 규제를 따르고 있지만, 생산과 서비스 방식은 자동차·모빌리티 산업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아처는 스텔란티스와 제조 파트너십을 맺어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유나이티드항공과는 공항과 도심을 잇는 에어택시 노선 개설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공·자동차·항공사가 결합된 새로운 사업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비는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에서 현지 파트너와 함께 에어택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기체를 판매하는 방식과 직접 운항하는 방식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0월에는 엔비디아(NVIDIA)가 차세대 물리 AI 플랫폼인 ‘IGX 토르(Thor)’의 유일한 항공 분야 론칭 파트너로 조비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조비의 자율비행 기술 ‘슈퍼파일럿(Superpilot)’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결합되면서 군·민 겸용 자율운항 기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조비가 단순히 비행체를 만드는 기업을 넘어, AI 기반 항공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배터리와 전력 시스템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eVTOL은 순수 전기식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방식까지 함께 개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용 2차 전지 기술과 항공용 고출력 배터리, 수소 인프라 기술이 동시에 필요해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도심항공교통(UAM) 전력망 분석’ 보고서에서 2020년대 후반 이후 저고도 항공 모빌리티가 확대되면 전력망과 충전 인프라, 에너지 저장장치(ESS) 투자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산업이 UAM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AI 반도체 기업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최근 UAM 업계에서는 eVTOL의 ‘비행 두뇌’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아처는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IGX 토르 플랫폼을 자사 eVTOL ‘미드나이트(Midnight)’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시뮬레이션, 자율비행, 항공 안전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피지컬 AI’ 항공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아처뿐 아니라 조비와도 협력하는 등 GPU·AI 플랫폼이 항공전자·항공 소프트웨어 영역에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양상이다.

이처럼 기체 제어와 항법, 장애물 회피, 교통관리 연동 등이 AI 컴퓨팅 플랫폼 위에서 구현되면서 UAM은 반도체·클라우드 기업들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항공전자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완성 기체를 누가 만드느냐’ 만큼이나 ‘비행 소프트웨어와 AI 스택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향후 수익성과 산업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심 상공을 항로로 쓰기 위해서는 초고신뢰·저지연 통신망과 저고도 교통관리(UTM), 공항·도심·관광지를 잇는 버티포트 네트워크가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와 위성사업자, 공항·항만 운영사, 건설·인프라 기업도 새로운 UAM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체와 관제 시스템이 끊김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5G·6G 기반의 초고신뢰·저지연 통신망은 필수다. 비행 중 수십~수백 밀리초 지연이나 순간 두절만으로도 안전에 직결돼 통신사는 저고도 항로 전용 네트워크와 위성·지상망을 결합한 항공 전용망 구축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

예컨대 두바이는 도로교통청(RTA)를 중심으로 올해 운영을 목표로 버티포트 네트워크 계획을 확정하고, 도심·공항·관광지에 ‘하이브리드 버티포트’를 구축 중이다. 아처는 아부다비 크루즈 터미널을 기존 헬기와 eVTOL을 함께 수용하는 복합 버티포트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지 항공·훈련·운항사와 함께 공항-도심-관광지를 잇는 노선망을 설계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eVTOL·AI 컴퓨팅·통신·에너지·건설·관광·도시계획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하늘 위 융합 플랫폼’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K-UAM 로드맵’을 통해 2025년 최초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했지만, 기체 인증 지연과 실증 난항 등으로 2025년 상용화 목표는 2028년으로 공식 연기된 상태다.

사업 초기에는 현대차·SK텔레콤·KT·대한항공·현대건설 등 대형 기업들이 대거 컨소시엄을 꾸려 실증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통신사를 중심으로 UAM 사업을 축소·중단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UAM이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보다, 인증·인프라·수요가 함께 맞물려야 하는 장기 산업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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