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주도로 제정을 준비 중인 통합미디어법의 기본 골격이 공개됐다. 공영방송, 지상파방송, 보도채널 등 공공 영역을 일반 시장 영역으로 구분해 규율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해 기존 광고·편성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기능이 동일하다면 동일한 규제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과방위원장 직속 통합미디어법 태스크포스(TF)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가제) 제정 방향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갖고 통합미디어법 TF안을 발표했다.
통합미디어법 제정 논의는 지난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2008년 인터넷(IP)TV법이 제정되긴 했지만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중화 이후 급격하게 변화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 직속 통합미디어법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다.
이날 TF 발표안에 따르면, 시청각미디어서비스를 공공영역과 시장영역으로 구분해 각자의 영역에 부합하는 책무와 자율성을 부여한다.
공공영역은 공영방송, 지상파방송, 보도채널이 해당되며, 현행 종합편성 개념은 보도채널에 포함된다. 시장영역은 기술적 전송 방식이 아니라 서비스 특성에 따라 계층이 구분된다.
여기서 콘텐츠는 실시간(현행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이냐 비실시간(다시보기(VOD))이냐, 이용자 제작(일정 기준 이상의 유튜브 채널 등)이냐 아니냐 등으로 나뉜다. 플랫폼은 설비 보유(현행 SO)냐 미보유(넷플릭스, 유튜브 등)냐 등으로 분류해 접근한다.
TF에 참여한 이남표 용인대 객원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승인 대상이 아니었던 사업자를 승인제로 들어오게 하는 건 없다"며 "PP는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낮아지고, 대형 유튜브 채널에 신고 의무 부여를 고려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권오상 디지털미래연구소 대표는 "현행 법체계에서 가장 포지티브 규제(법에서 나열된 것만 허용)인 광고와 편성을 네거티브 규제(금지된 것 외 모두 허용)로 전환하려고 한다"며 "동일한 기능을 한다면 동일 규제를 받고, 서비스 중심으로 시청각미디어 개념을 정립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행사 주최 측은 이날 공개된 TF안이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확정안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전세계적으로 보면 미디어 분야에서 2가지 원칙 컨센서스가 있는데,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로 귀결되고 있다"며 "매체 영향력 기준에 입각한 비례성 원칙에 따른 공정 경쟁, 이용자 보호에 맞춰 규제 수준을 설정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남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디어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토론 과정에서 "사업자 규모에 비례한 규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사업자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방송사업자는 재산 상황 공표 제도 등 공개 시스템이 있는 반면 OTT에 한정한 회계정보는 알 수 없다. 방송과 OTT간 시장 투명성 관련 회계정보 수집 범위가 너무나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TT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 규제하기 어려운 것이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통합미디업법에서 (이 내용을) 만들어야 하지만 통상 마찰을 불러올 소지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실제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그동안 통합미디어법이 마련되지 못한 이유로 부처간 이견이 상당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으로 논의에 힘이 실린 상황이지만 규제 관할권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김남두 위원은 "어떻게 보면 한국은 OTT에 대한 규제가 많은 나라다.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영화비디오법, 표시광고법을 비롯해 AI, 개인정보 분야까지 보면 법이 이렇게 많은데 왜 규제가 없다고 하냐고 한다"며 "OTT에 대한 규제는 정확히 말하면 개별 규제가 없다기보다는 미디어로서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없는 것이고, 감독 부처 어디로 이관할지가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영길 한국외대 교수도 같은 맥락에서 "방미통위가 (통합미디어법) 개정 논의를 이끌어야 하지만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미통위가 수평적인 상황에서 위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청와대 내 미디어비서관이 있어야 한다고 보며, 리더십이 없는 상황에서 통합미디어법이 실행될지 굉장히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방미통위는 의원입법과 별도로 정부입법 차원에서도 통합미디어법 제정을 위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비공개 외부 전문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김해나 방미통위 미디어제도혁신팀장은 "규제 성격이 강한 법이지만 규제 개선에서 나아가 진흥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개별 이슈가 정말 많고 이해관계자도 다양해서 미디어발전민관협의회가 구성되면 많은 과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신속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최민희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아직 복귀하지 못해서다.
최 위원장은 대신 서면을 통해 "오늘 토론회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공성과 산업, 자유와 책임의 균형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를 묻는 출발점"이라며 "규제를 우선하는 법이 아니라 시청각미디어라는 포괄적 개념을 중심으로 공공영역과 시장영역을 구분하고, 서비스 파급력과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 합리적으로 책무를 부여하고 현실에 걸맞는 미디어산업 발전 토대를 닦으려는 제도적 전환 시도"라고 밝혔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도 축사에서 "허위조작정보와 혐오 콘텐츠, 알고리즘에 의한 정보 편향 등 새로운 위험 요인에 대응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와 혁신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신·구 미디어의 사회적 책무와 미디어 산업 진흥을 전략적·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있는 규제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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