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롯데렌탈 M&A 불허…경쟁법 넘어 ‘中전기차’ 시장잠식 우려도 작용[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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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롯데렌탈 M&A 불허…경쟁법 넘어 ‘中전기차’ 시장잠식 우려도 작용[only 이데일리]

이데일리 2026-01-26 14:40: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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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강신우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렌터카(068400)와 롯데렌탈(089860)의 기업결합을 불허한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닌 찬반 양론이 맞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허 배경엔 가격 인상 등 경쟁제한성이 주요 사유로 제시됐지만, 중국계 자본의 시장 잠식과 중국 전기차의 국내 렌터카 시장 확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팽팽했던 심의…‘압도적 1위’ 경쟁제한 우려

2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불허’ 결정은 전원회의에서 불허와 허용(또는 조건부 허용)을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던 사안으로 파악됐다. 통상 전원회의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만장일치로 결론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안은 위원들 사이에서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됐던 사안으로 평가된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리미티드(어피니티)는 작년 3월 롯데렌탈의 주식 63.5%를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지만, 이번 불허 결정으로 최종 계약엔 이르지 못하게 됐다.

공정위는 공식적으로 이번 기업결합이 성사될 경우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렌터카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재편되면서 서비스 이용 요금 인상 등 경쟁제한 효과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미 시장 1·2위 사업자가 결합하는 구조인 데다, 렌터카 총량제(제주)와 본업비율 제한(캐피털 장기렌터카) 등 제도적 요인으로 신규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낮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또 사모펀드의 특성상 일정 기간 후 재매각을 전제로 투자하는 구조인 만큼, 가격 인상 제한과 같은 행태적 시정조치로는 경쟁제한 우려를 장기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허 결정의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 대신 구조적 조치인 ‘기업결합 금지’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불허 결정 이면엔 ‘韓산업보호’ 측면도 고려

다만 심의 과정에서는 경쟁제한성 판단과 별개로 추가적인 고려 요소들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의견을 낸 위원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 어피니티의 지배 이후, 중·장기적으로 중국계 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중국산 전기차가 렌터카시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거론됐다는 전언이다.

렌터카 사업이 대량 구매를 통해 신차·중고차 시장과 소비자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산업적 파급 효과까지 고려한 판단이 깔렸단 해석이다.

어피니티가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당시에도 이 같은 논란이 일었다. 어피니티의 창립자인 KY 탕 회장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화교)이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에 펀드의 주요 거점이 홍콩 주소로 기재되는 등 ‘중화권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면서다. 아울러 어피니티가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한국 시장 진출에 협력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어피니티는 “중국계·홍콩계 사모펀드가 아닌 글로벌 PEF 운용사”라며 “BYD와의 협력은 논의된 바가 없으며 구매 계획 또한 없다”고 일축했다.

◇기업결합 심사, 경쟁법 외 산업·안보까지 확장

문제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가 통상 경쟁법(공정거래법)에 근거한 ‘경쟁제한성’ 판단에 한정돼야 하는데도, 전원회의 내부에서 중국 전기차 진출 가능성 등 산업 리스크까지 고려한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공정거래법에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경쟁제한성 외 요소를 예외적으로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도록 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결정이 경쟁법상 심사 범위를 넘어선 판단이었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행정소송이 제기될 경우 공정위가 어디까지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지, 경쟁법 판단과 산업·안보적 고려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결합 승인 여부는 경쟁제한성뿐만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에서 제한될 수도 있지만, 이는 공정위가 아닌 별도의 안보 심사 기구가 다룰 사안”이라며 “미국에서도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 심사는 통과했지만,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단시킨 바 있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성 판단에 집중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심사보고서 및 위원회 심의 때는 경쟁제한성을 중심으로 들여다봤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어피니티 측은 “공정위 심사결과의 취지를 존중한다”며 “향후 롯데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시장지배력 강화 가능성을 해소할 방향에서 추가 제안 가능성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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