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어피니티, 1위 롯데렌탈 인수 무산
역대 9번째 기업결합 금지 조치… 2003년 이후 이례적 ‘강수’
내륙 및 제주 단기 렌터카 시장 ‘1강 다수 영세업체’ 재편 경계
가격 상승 및 프로모션 축소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 차단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렌터카 시장의 ‘공룡급’ 결합에 제동을 걸었다. 업계 1위 롯데렌탈과 2위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하며 시장 독점에 따른 경쟁 저해 우려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장 점유율 격차 최대 7.9배… “건전한 경쟁 불가능”
26일 공정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롯데렌탈의 주식 63.5%를 취득하려던 기업결합에 대해 ‘금지(불허)’ 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미 업계 2위인 SK렌터카를 소유한 어피니티가 1위 롯데렌탈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건전한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불허 결정은 2003년 이후 공정위가 내린 역대 9번째 기업결합 금지 사례로 기록될 만큼 이례적으로 엄중한 판단이다.
SK렌터카 - 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 결과 요약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렌터카 시장을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고, 단기 시장을 다시 ‘내륙’과 ‘제주’로 나눠 분석했다. 조사 결과, 단기 렌터카 시장(내륙)에서 두 회사가 합칠 경우 점유율은 29.3%에 달한다. 결합 후 내륙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다음 사업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무려 7.9배, 제주 단기 시장에서는 5.3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사의 점유율 합계는 38.3%로, 2위부터 7위까지의 모든 사업자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크다. 특히 금융사인 캐피탈사들은 '본업비율 제한'이라는 규제 때문에 렌터카 대수를 자유롭게 늘릴 수 없어, 결합 당사회사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견제할 유효한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결합 이후 시장 구조가 사실상 ‘1강 대 다수 영세업체’로 재편되어 유효한 경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단기 렌터카 시장 점유율(’24년 말, 차량대수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가 불허 카드를 꺼내든 결정적 배경에는 ‘소비자 권익 침해’가 있다. 경쟁 관계에 있던 1, 2위 사업자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업체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렌터카 대여 가격이 상승하거나 기존의 다양한 할인 혜택 및 프로모션이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렌터카 총량제’로 인해 신규 진입이나 증차가 막혀 있어, 결합 당사회사가 시장을 장악할 경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이번 조치는 사모펀드의 매각(Buy-out) 전략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다. 공정위는 일정 기간 후 고가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식의 ‘행태적 조치’만으로는 시장 왜곡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주식 취득 자체를 막는 가장 강력한 ‘구조적 조치(금지)’를 내린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대기업 간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양극화와 소비자 피해를 원천 봉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사모펀드가 시장력을 확대해 인위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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