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제 불능 '다크 에이지'로 진입? '마피아 트럼프'보다 위험한 이들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美, 통제 불능 '다크 에이지'로 진입? '마피아 트럼프'보다 위험한 이들은…

프레시안 2026-01-26 11:26:03 신고

3줄요약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평범한 미국 시민이 ICE(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들에 의해 17일 만에 2명의 미국 시민이 사살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망한 백인 남성 간호사(알렉스 프레티, 37세)가 총을 가지고 있었다며 ICE 요원들의 총격이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처에 있던 시민들이 찍은 영상과 진술들에 따르면, 알렉스가 손에 든 것은 핸드폰이었다. 그는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으며, 총격이 시작되기 전 이미 요원들에 의해 제압 당해 바닥에 엎드린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무려 10발의 총격이 난사됐다.

그가 사망한 장소는 지난 7일 르네 니콜 굿이 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곳에서 불과 1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미니애폴리스는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지난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들의 과도한 법 집행으로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하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국 요원들에게 총격을 받아 숨진 37세 알렉스 프레티의 임시 추모 장소에서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AFP

오는 7월 4일 미국은 건국 250주년을 맞지만, 현재 미국은 정치적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ICE 요원에 의한 두번째 민간인 사살이 있기 전인 지난 19일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미국은 '차가운 내전'을 넘어, '뜨가운 내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첫번째 인터뷰 : '조커' 트럼프 주머니엔 '내란 카드'? 美 '뜨거운 내전' 우려된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현 미국 정치와 사회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안 교수는 '조커' 또는 '마피아'에 비유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위험한 이들의 존재에 대해 경고했다. 트럼프 1기와 2기의 핵심적인 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론 머스크(테슬라), 피터 틸(팔란티어) 등 실리콘밸리의 테크 거물들이다.

"제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복고적 기술주의(Retro-Technocracy)'입니다. 저는 트럼프의 개인적 특징에만 집중하는 시각은 오히려 본질을 가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테크 권력의 급격한 지구적 부상입니다. 이 흐름이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안 교수는 "만약 이 흐름을 지구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위기는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 ⓒ프레시안(이명선)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다...'복고적 기술주의'가 이끄는 진짜 '다크 에이지'

프레시안 :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탠포드대학교에 방문 학자로 머무셨는데요, 트럼프 1기와 2기의 가장 큰 차별 지점 중 하나가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등 테크 세력의 결합 여부입니다. 이들이 정치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며, 현재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나요?

안병진 : 제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복고적 기술주의(Retro-Technocracy)'입니다. 저는 트럼프의 소극이나 개인적 특징에만 집중하는 시각은 오히려 본질을 가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테크 권력의 급격한 지구적 부상입니다. 이 흐름이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트럼프는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힘이 꺾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자들은 트럼피즘이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결정론적으로 말합니다. 저는 과장이라고 봅니다. 미국 사회가 그렇게 일방적으로 흘러갈까요? 트럼프에 대한 반격, 제도적 복원, 정치적 반작용은 반드시 나타납니다. 물론 그 이후 만약 자유주의 행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기존의 가치 및 아젠다와 사뭇 다르겠지요.

문제는 트럼프 개인이 아니라, 트럼프 주변에 형성된 새로운 기술·이념 연합입니다. 스티브 잡스나 '사악해지지 말자'를 내세웠던 초기의 구글, 혹은 특정 이념보다는 기업 환경과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한 대응을 하고 있는 젠슨 황 등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 테크 기업가들과는 전혀 다른 부류가 힘을 강화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 부상하고 있는 일부 테크 엘리트 남자들은 극단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세상을 자신의 전근대적 세계관대로 재편하려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흐름을 지구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위기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어두운 시대’의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진짜로 훨씬 더 어두운 국면, 말 그대로 다크 에이지가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미국의 새로운 전략가들과 이념가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못지않게, 혹은 그보다 더 집요하게 유럽연합을 문제 삼을까요?

그 이유는 유럽연합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 근대 이후의 가치, 즉 세속적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소수자 차별 금지 등의 규범 질서를 대표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시대착오적 세계관에서 볼 때, 유럽연합은 가장 위험한 존재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위험한 행위자'는 전통적 적국이 아니라, 근대적 자유주의 질서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빌 게이츠조차 ‘적그리스도’로 호명되는 세계를 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음모론이나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극단적 세계관이 기술과 결합해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신호입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트럼프 개인이 아니라, 기술·이념·권력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적 문명 경쟁입니다. 이 흐름을 정확히 보지 못하면, 트럼프 이후의 세계를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왼쪽부터 테크 거물인 피터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오른쪽 끝은 테크 세력의 지원을 받아 정치적으로 급성장한 J.D 밴스 부통령.

맘다니 뉴욕시장, '법과 질서'라는 보수의 언어도 선점...유능한 진보가 이긴다

프레시안 : 작년 11월 뉴욕시장 선거에서 30대 무슬림 이민자 출신인 조란 맘다니가 당선됐습니다. 일각에선 "미국 정치는 맘다니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현지에서 본 맘다니 시장은 어떻습니까?

안병진 : 저는 오래전에 약간의 희망적 사고를 담아, 미국의 정치 지형을 제갈량이 말한 '천하 삼분지계'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자유주의적 전통을 계승한 바이든식 자유주의, 복고적 기술주의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극우, 새로운 좌파, 이렇게 세 흐름이 있습니다.

세 번째 축은 현재로서는 세력이 미약해 보입니다. 마치 삼국지 초반, 유비의 형세가 보잘것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이 흐름은 분명히 미래적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기술 발전 속에서 배제된 사람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힘은 아직 약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그들을 대변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현재 미국에서 일부 젊은 정치인들이 맡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기존 진보의 언어를 넘어서,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민주주의적 유산 위에서 새로운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맘다니 시장을 탄생시킨 이런 흐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AOC 하원의원은 물론이고 보스턴 시장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워렌 계열의 정치인들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입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이런 정치 실험을 먼저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현상을 단순히 낙관적으로만 해석하는 데 반대합니다. 진보는 도덕적으로 옳다는 주장만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특히 진보는 자원이 부족합니다. 돈도, 조직도 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나 중도보다 훨씬 더 유능해야 합니다. 최소한 캠페인과 국정 운영에서는 더 치밀하고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맘다니는 현재까지는 좌파적 가치(민주 사회주의)를 지키면서도 중산층이 갈망하는 '법과 질서', '안전(Safety)'이라는 담론을 기피하지 않습니다.

프레시안 : 맘다니 현상의 핵심은 '정치 변화를 바라는 이들의 열망'이었습니다. 이는 한국 민주당에도 적잖은 교훈을 준다고 생각됩니다.

안병진 : 기존의 미국 민주당은 기득권의 민주당이었기에 트럼프에게 패배했습니다. 반면 맘다니는 그간 배제된 이들의 꿈은 물론 15만 불을 이상을 버는 뉴요커들의 지지까지 확보하며 전환의 에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진보주의는 관념적인 태도를 버리고, 보수보다 더 유능하게 법과 질서를 다루며 중산층의 꿈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 흐름을 한국의 상황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가능하다면 맘다니의 취임사를 여러 번 정독해보시길 권합니다. 특정 진영의 관점이나 계급적 위치를 내려놓고, 그 연설이 어떻게 다양한 계층의 언어를 동시에 포괄하고 있는지 차분히 읽어보면, 맘다니가 추구하는 정치의 본질이 보일 것입니다.

이재명의 실용외교, K-소프트파워 활용해 '제3의 길' 찾아야

프레시안 : 이렇게 국제 질서가 '정글'처럼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어떤 외교 정책을 펼쳐야 할까요?

안병진 : 이재명 정부가 실용적 외교 노선을 지향하는 것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저 역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비전 수립에 참여했는데, 이 정부가 실용적인 DNA를 외교에 반영하려는 방향은 매우 적절하다고 봅니다.

관념을 내려놓고 철저하게 정약용이나 존 듀이의 가치 기반 '실사구시'로 가야 합니다. 과거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 보듯, 이제는 정보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감시 자본주의' 시대입니다. 우리도 최첨단 정보 자산과 강력한 국방력(현무-5 등), 피지컬 AI 를 갖추려면 선진국들과의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가진 강력한 소프트파워(K-컬처)를 기술과 결합하며 더 나은 문명을 추구해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강대국 가치와 질서는 결코 글로벌 사우스와 결합하기 힘듭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거대한 기회가 존재합니다. 실용은 가치 없는 효율성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을 향한 실천을 의미해야 합니다. '기본사회'라는 비전 속에 '감당 가능한 생활(Affordable Living)'라는 시대정신을 담아 선도적으로 구현하고 이를 전 세계에 제시해야 합니다. 미국식 기술주의와 유럽식 규제 사이에서 한국만의 '제3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프레시안 : 끝으로 어두운 시대에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요?

안병진: 트럼프, 시진핑, 푸틴 같은 '난폭한 빌런'들이 지배하는 질서를 필연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결정론에 빠지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우리는 이미 계엄 시도에 맞서 촛불을 들었던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민국의 르네 굿 사건 이후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역에서 열렸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 어두운 시대일수록 공적인 질서를 다시 세우려는 '위대한 정치적 모험'이 필요합니다. 트럼프의 위협에 쫄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할 때, 이 어두운 질서는 반드시 변화할 것입니다.

마피아 트럼프와 극우 테크세력의 소름 돋는 '악의 연대'... 우리는 지금, 통제 불능의 '다크 에이지'로 진입했다 ㅣ 안병진 경희대 교수 ②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