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윤의 디깅 #8] 미술대학에 왔더니 쓰는 게 공기인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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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윤의 디깅 #8] 미술대학에 왔더니 쓰는 게 공기인 이것

문화매거진 2026-01-26 11:23: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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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전세윤 작가] 외국에는 없지만, 대한민국의 미술 담론장 안에서 특별히 작동하는 것이 있다.

물론 이것이 진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담론장 안에서 말이 현재 동시대에서 그렇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 담론장을 생각하다 갑자기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의 바닥 타일이 떠올라 사진을 찾았다. 구 벨기에 영사관을 리모델링한 미술관으로 현재는 담론장의 흐름이 흘러간다 / 사진: 전세윤 제공
▲ 담론장을 생각하다 갑자기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의 바닥 타일이 떠올라 사진을 찾았다. 구 벨기에 영사관을 리모델링한 미술관으로 현재는 담론장의 흐름이 흘러간다 / 사진: 전세윤 제공


디깅 #2’에서 예술 생태계에 대해 살짝 논했었다. ‘예술 생태계 = 담론장 = 동시대 미술 담론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나는 보통 동료가 중요한 담론장에서 자신의 OO을 스스로 OO이라고 칭하면

솔직히 저 친구가 혹시 자신감이 미칠 듯이 높은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이것’이 뭐냐면, 바로 ‘Work’다.

영어권에서는 이상할 바가 없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작업’, ‘작품’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의 명사가 있다.

나는 보통 동료가 중요한 담론장에서 자신의 작업을 스스로 작품이라고 칭하면

솔직히 저 친구가 혹시 자신감이 미칠 듯이 높은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지만 담론장 안에서 말이 공기로 작동하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작업’과 ‘작품’이다.

미술대학 나온 사람들은 다 ‘작업’이라 하고 아닌 사람들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 차이가 왜 있을까?

Work. 예술적 노동과 노동을 구분하려 하는 태도의 형성 유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전세윤 제공
사진: 전세윤 제공


미술대학에 왔더니 ‘작업’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공기가 되었다. ‘작품’이라고 하는 게 민망하다는 말의 공기가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담론’이다.

참고로 내가 지금 말하는 ‘담론’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논의한다는 그 담론이 아니다. 한자는 같긴 한데, 역시 대한민국답게 한글로는 다른 정의로 작동한다. 현대 예술 미학에서, 특정 대상이나 개념에 대한 지식을 생성함으로써 현실에 관한 설명을 산출하는 말과 언어의 응집력 있고 자기 지시적인 집합체를 뜻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내가 말하는 동시대 미술 담론장은 미술인들이 동시대 미술(지금의 미술을 쉽게 동시대 미술이라고 말하겠다. 동시대성에 대해서는 다음 디깅에서 논해보기로.)에 대한 토론/토의를 하는 워크숍, 세미나, 대학, 대학원, 강연 등이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다시 ‘작업’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공기가 되고, ‘작품’이라는 단어를 배제하게 되는 현상으로 돌아가 보자.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선택하는지의 자체가 동시대의 이론을 익히는 것이고, 말을 배우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익히고 있었던 것을 성찰하고 사용함으로써 예술가로서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 개인과 개인의 자아가 깨달음에 따라 스스로의 의식과 분리되는 과정 / 사진: 전세윤 제공
▲ 개인과 개인의 자아가 깨달음에 따라 스스로의 의식과 분리되는 과정 / 사진: 전세윤 제공


그렇다고 해서 동시대 미술 담론장에서는 ‘작업’이라는 단어가 더 통용되는 것을 앎에도 ‘작품’이라고 말하는 게 세련된 것이라 생각해 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현재 작업이라는 말을 선호하는 자들의 필드가 담론장이며, 즉, 현재 미술 생태계에서 이렇게 통용되고 있다는 바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차원에서 공부하고, 작업해 나가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소재로 기재를 하게 된 이유는 전시 중에 왜 작업물을 작품이라고 스스로 부르지 않느냐는 관객의 질문에서 시작되어 다루게 되었다.

미술인들의 대화나 미술인들과의 대화의 공기를 전달하며. 여덟 번째 디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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