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이 2026년 전시 운영 방향을 ‘성찰과 돌봄, 공존’으로 설정하고 시민의 삶과 맞닿은 공공미술관의 역할을 강화한다. 호주 대표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국내 미술관 첫 개인전부터 근대 채색화 거장 이영일의 수원 시기 미공개 작업 최초 공개 등 동시대 미술을 아우르면서 동시에 지역성을 살리는 다채로운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시민에게 포용적 예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의 여성주의·지역성·국제적 시선을 성찰과 돌봄, 공존의 시선과 공유하며 ▲소장품 상설전 ▲주제 기획전 ▲국제 기획전 ▲근현대미술 작가전 ▲동시대미술 프로젝트 등 총 5개의 전시로 짜임새 있게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 ‘흑백’ 다룬 소장품 상설전 포문…의복에서 정체성 엿본 주제 기획전
연중 첫 전시인 소장품 상설전 ‘블랑 블랙 파노라마’는 다음 달 12일부터 내년 3월1일까지 1전시실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이배, 이수경, 이순종, 최병소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사진, 공예 등 다양한 매체의 소장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반복과 중첩, 필사, 음양적 요소 등 조형 언어를 중심으로 작품을 재구성했으며, ‘블랑(백)’과 ‘블랙(흑)’을 대립 구도가 아닌 동일한 어원적 기원을 공유하는 관계로 바라본다.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선 감각적 경험을 제안하는 구성이다.
3월19일부터 6월28일까지 주제 기획전 ‘입는 존재’가 2·3·4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의복이라는 일상 소재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기억,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살펴본다. 잉카 쇼니바레, 앤디 워홀, 제임스 로젠퀴스트, 이형구, 박영숙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사진, 설치, 조각, 영상 등 매체를 통해 옷을 입고 벗는 행위가 신체에 각인되는 감각을 조명하며 사회 규범과 시선의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신체와 삶의 조건을 다시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 호주 대표 작가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지역성 담은 한국 근현대미술 발자취까지
하반기에는 공존의 의미를 확장하는 국제 기획전 ‘패트리샤 피치니니: 낯설지만 따뜻한’(가제)이 관람객을 맞는다. 수원시립미술관이 격년으로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기획전은 7월21일부터 11월1일까지 열리며 호주를 대표하는 동시대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조각, 회화, 사진, 영상, 드로잉 등 작품에서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맺는 관계를 통해 차이와 낯섦을 배제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조건으로 바라보는 ‘함께 살아가는 세계’의 시선을 제시한다.
연말에는 근현대미술 작가전 ‘이영일: 수원의 시간’(가제)이 11월24일부터 내년 3월7일까지 열린다. 근대 한국 화단에서 채색화의 대가로 불리는 이영일의 회화, 자수, 병풍 관련 자료 등 약 20여 점이 전시되며, 특히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수원 시기 작업과 자료가 처음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삶과 작업이 지역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조명하며 지역성과 근현대미술사의 관계를 함께 따라간다.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동시대미술 프로젝트 ‘얍-프로젝트(YAB-Project)’도 지속된다. Young Artist Bridge의 약자인 이 프로젝트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과 함께 주제를 발전시키고 연구·실험 과정을 거쳐 결과전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2026년 결과전은 11월24일부터 2027년 3월7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참여 작가 공모는 오는 4월 미술관 누리집 등을 통해 공고한다.
남기민 수원시립미술관장은 “2026년 전시는 공감과 포용의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다루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지역민의 삶 속에 스며들면서도 세계적 미술 담론에 응답하는 공공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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