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에서 기업과 지자체가 앞다퉈 일하는 방식 개혁에 나서고 있다. 심각한 인력 부족에 대한 위기감 속에서 방학 기간 자녀와 함께 출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육아 친화적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부모·자녀 동반 출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한 건설업체를 소개했다. 후쿠이현 후쿠이시에 있는 건설업체 사카이에스텍는 방학기간 등 필요 시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는 '부모·자녀 동반 출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직원 구로카와 에리(42)씨는 "회사가 융통성을 발휘해 주고, 소중하게 키워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커리어의 선택지도 넓어졌다"고 말한다.
구로카와 씨는 2019년 사무직으로 입사했으며, 현재는 종합직으로 전환해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키우면서 배관과 덕트 도면 작성 업무를 맡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방과 후 돌봄을 이용할 수 없을 때 아이를 직장에 데려올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
회사에는 키즈룸도 마련돼 있다. 필요한 경우 부모는 아이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잠시 자리를 비울 때는 동료 직원이 아이를 돌보기도 한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아이와 함께 출근해 퇴근 시간까지 회사에서 지내는 경우도 있다. 구로카와 씨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여러 기술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한다.
야마기시 야스히로 대표는 해당 제도 도입 배경에 대해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도 있고 가사도 있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 사람에게 회사를 맞추자는 생각이었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에 와 달라고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근무 방식 재검토에 나서 2024년까지 5년간 28명을 채용했다. 직원 수는 거의 두 배로 늘었고, 현 외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채용으로 이어진 사례도 3건 있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아이와 함께 출근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지자체에 대한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2024년 8월 마이니치신문은 기후현 미노시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노시청은 학교와 유치원의 여름방학에 맞춰, 희망하는 직원이 아이와 함께 출근할 수 있는 ‘자녀 동반 출근’을 시행하고 있다. 청사 일부 공간을 개방해 목공 교실과 플라스틱 공예 등 워크숍 등을 열고, 자습실을 마련해 여름방학 숙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지자체 공무원의 자녀 동반 출근은 아이치현 도요아케시가 2023년 5월 도입했으며, 기후현에서는 다카야마시와 기후시가 각각 2024년 1월과 3월에 도입했다.
일본은 전반에서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 부담은 지방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유효구인배율을 보면 도쿄도가 1.76배로 가장 높지만, 그 뒤를 후쿠이(1.73), 이시카와(1.53), 기후(1.52) 등 지방 지역이 잇따라 차지했다. 유효구인배율이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 1명당 기업의 구인 건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 수록 기업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일본 지방에서는 근무 일수 조정이나 자녀 동반 출근 허용 등,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가 기업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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