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지주사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킨 가운데 사업 구조 재편에 따라 책임경영에 방점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그간 SPC에서 안전사고, 노무 갈등 등 리스크가 지속 발생해온 만큼 사업회사와 지주사를 분리한 결과가 실질적인 책임경영 강화로 이어지는 게 관건이다.
지배구조가 개선된 건 명확하지만 ‘책임경영’은 선언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뒷받침할 장치가 없다면 이번 개편은 쇄신보다는 ‘리스크 회피용 설계’라는 비판을 마주할 수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달라지는 책임 소재
SPC그룹이 지주사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며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회사가 내건 기치는 거버넌스 재정비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다.
개편 골자는 파리크라상을 쪼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를 물리적으로 분할한 데 있다. 기존 파리크라상이 수행하던 브랜드 운영과 현장 사업은 신설 사업회사가 전담하고 그 상단에 그룹 전체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을 총괄하는 ‘상미당홀딩스’라는 컨트롤타워를 앉혔다.
물적분할은 대개 사업 전문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카드로 쓰인다. 지배구조를 지주사 중심으로 단순화해 시장에 ‘투명성’과 ‘효율’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전형적인 기업 쇄신 방식이다.
‘관리’는 지주사, ‘사고’는 사업사…책임 공백 우려
그간 SPC는 다양한 사업장 사고와 더불어 여러 리스크에 직면해 왔다. 실제로 ▲SPC삼립 시화 공장 사고 등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민주노총 탈퇴 강요 ▲가맹점주 대상 갑질 논란 등은 본사 관리 부실이나 시스템 미비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업계가 이번 지주사 전환을 단순한 효율화로만 보지 않는 이유다.
문제는 물적분할 이후 현장 운영과 계약·고용 관계 문제는 사업회사가 안게 되고 그룹 차원 전략·자원 배분과 통제는 지주사가 맡게 돼 책임이 이원화된다는 점이다. 이때 지주사가 인사·예산·투자를 쥐면서도 사고 대응과 분쟁 처리를 ‘자회사 책임’으로 선을 긋는다면 기대됐던 책임경영 강화가 아닌 역효과를 되레 낳을 수 있다.
결국 지주사가 ‘관리’라는 이름 뒤로 숨어 법적·사회적 비난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되는 ‘책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미당홀딩스가 실질적으로 안전·노무 등 그룹 차원 리스크를 어디까지 감독하고 재발 방지를 책임질지가 관건이다.
책임경영, 제도적 장치로 증명해야
지주사 전환이 ‘쇄신’으로 평가받으려면 책임경영이 제도로 확인돼야 한다. 진정성을 담보할 구체적인 장치가 없다면 이번 개편은 또 다른 리스크 회피용 설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주사 체제에서 책임경영 실체는 명분이 아니라 작동하는 규칙에서 갈린다. 이사회가 안전·노무·가맹 리스크를 정식 안건으로 다루는지 중대 이슈 발생 시 보고·시정·재발 방지가 어떤 절차로 올라가는지, 그 과정에 필요한 예산과 권한이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주사 체제 성패는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장치 마련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세종대 김대종 경영학과 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지주사 체제에서 책임경영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권한이 있는 책임이 귀속되는 구조가 제도적으로 명확해야 한다”며 “지주사 이사회가 안전·노무·가맹 등 그룹 차원 리스크를 명시적으로 감독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책임이 이사회 규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통제는 지주사가 행사하면서도 사고나 분쟁 책임이 사업회사로만 전가되면 책임 분철(책임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법적 책임을 분리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신뢰도 하락과 규제·ESG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SPC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상미당홀딩스 출범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투명한 기업 구조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사는 중장기 비전과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을 맡고 각 계열사는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독립 경영을 통해 전문성과 실행 속도를 높이는 구조”라며 “준법과 안전 등 핵심 가치가 계열사 전반에 일관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선주 기자 msjx0@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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