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 감독은 25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출발 카타르를 거쳐 인천 국제 공항으로 귀국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4위에 그쳤다. 조별리그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간신히 8강에 올랐다.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승리했지만, 일본과의 4강전에서는 졸전 끝에 0-1로 졌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3-4위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베트남은 21세 이하(U-21) 대표팀이 출전한데다 경기 막판 퇴장으로 인해 1명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민성호는 답답한 경기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이를 의식한 듯 이민성호 귀국길을 썰렁했다. 이민성 감독만이 취재진 앞에 섰다.
이민성 감독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어떤 이야기를 할 지 모두 지켜봤다. 신중하지 못했다. 현장 취재진들도 인터뷰 후 협회 담당자와 인터뷰를 복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부터 이민성 감독의 늬앙스가 다소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것을 잘했고, 어떤 것을 못했나'라는 질문에 다소 격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여기서 어떤 말이라도 해드리고 싶지만"이라고 운을 뗐다. 할 말이 많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내 말을 삼킨 그는 "모든 리뷰가 끝나지 않았다. 저희도 지금 정신이 없는 상태다. 협회와 (전력강화)위원장과 리뷰를 끝내고, 전체적으로 (리뷰를) 배포해드리는 것이 낫겠다"고 밝혔다.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양민혁(코번트리시티) 등 이민성호의 주축인 해외파들이 이 대회에 나설 수 없었다. 주요 선수들도 다쳤다. 선수 선발에 한계는 분명했다. 그러나 자리가 자리인만큼 신중했어야 했다. 패장으로 돌아온 자리였다. 단순히 결과가 나빴던 것이 아니었다. 내용도 처참했다. 이런 자리에서는 '리뷰를 통해 추후 이야기하겠다'는 원론적 내용도 정제된 표현으로 전달했어야 했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것은 황재윤(수원FC)에 대한 멘트였다. 황재윤은 베트남과의 3-4위전에 출전했다. 대회 첫 출전이었다. 90분 동안 2골을 내주었다. 승부차기에서는 베트남의 모든 키퍼를 상대로 선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팅 방향을 하나도 읽지 못했다. 분노한 팬들이 비난을 퍼부었다. 황재윤은 SNS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먼저 감독님, 코치님께 지시받은 건 전혀 없다. 저의 온전한 잘못'이라고 썼다. 이 말이 논란이 됐다. 이민성 감독을 포함한 코칭 스태프의 무능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이민성 감독은 "SNS 대응은 분명 프로 선수로서 좋지 못한 행동이며 자기만의 색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 보호는 커녕 선수를 나무라는듯한 모습이었다.
이 역시 그 자리에 걸맞지 않는 대응이었다. 선수와의 면담이나 사적인 자리에서나 어울리는 말이었다. 공개된 인터뷰장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면 해당 선수가 받을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보는 다른 선수들 역시 좋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국 감독 자신의 팀장악력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TPO라는 것이 있다. 시간(Time), 장소(Place) 그리고 상황(Occasion)에 맞게 적절하게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이다. TPO에 맞는 인터뷰를 해야 한다. 이민성 감독의 상황이라면 깔끔하게 사과하고 그 이후 변명하지 않고 말을 아끼는 것이 현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못했다.
이제 아시안게임까지 약 8개월 남았다. 그 사이 이민성 감독이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3월 A매치, 6월 A매치 기간 정도다. 짧은 시간에 선수들을 장악해 자신의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 효과적으로 이를 수행하려면 인터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선수들을 보호하고,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 좋은 결과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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