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4분기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회복세 지속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된다. 전방 고객사 수요 변화, 배터리 산업 내 전략 조정, 고정비 구조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얽히며 중장기적 반등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수익 증가 중 상당 부분이 일회성 요인에서 비롯됐단 점에서 향후 체질 개선이나 실수요 기반 회복을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 에코프로비엠, 2025년 4분기 컨센서스 상회 실적 전망…실질 회복은 ‘아직’
업계와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895억원, 영업이익은 241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 분기보다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치다.
실적 배경으로는 내용연수 변경에 따른 감가상각비 환입 370억원, 재고 관련 충당금 환입 20억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주력인 양극재 출하량은 1만3755톤으로 전 분기 대비 22% 줄었고 고객사향 출하량도 대부분 기대에 못 미쳤다. 실질 수요 회복 없이 수치만 좋아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포드사 전략 조정은 SK온과의 합작 사업 물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포드는 지난해 말 전기차 확대 전략을 일부 철회하고 중저가 모델 중심 재편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고사양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계열 양극재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삼성SDI 역시 유럽 OEM 고객사들 가격 경쟁 심화로 고부가 소재 수요가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기존에 수익성을 지탱해 왔던 에너지저장장치(ESS)향 물량도 높은 기저 부담 속 감소하며 전반적 출하 구조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다.
향후 전망도 난항이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 올해 연간 예상 출하량은 약 7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메탈 가격 상승세에 따라 제품 판매가 인상은 가능하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물량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의미 있는 수요 반등이 가시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회사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2025년(126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순이익은 소폭 적자 전환, 순차입금은 2조30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도 15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 재무 건전성 모두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커졌다.
◆ 올해 난맥 넘어 2027년 주목…대형 고객사 수요 증가 기대
이런 가운데 배터리 소재업계는 올해 ‘보릿고개’를 넘어 2027년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 차세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면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공급도 다시 확대될 여지가 있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비엠은 리튬인산철(LFP) 계열 양극재 라인을 신설,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SK온과 현대차가 공동 개발 중인 4세대 배터리향 수요 확보, CATL 헝가리 공장 밸류체인 진입 가능성도 장기적 시각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모두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일정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 “외형 성장 시대 지나…숫자보다 ‘방향성’ 중요”
에코프로비엠이 당면한 고민은 단순한 업황 저점 통과의 문제가 아니라는 평가다. 과거에는 외형 성장에 집중하며 실적을 견인했으나 지금은 구조적 체질 개선 없이는 성장이 곧바로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국면이다. 특히 고정비 구조와 자본 투입이 많은 배터리 소재 산업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 출하량 확보 없이는 안정적 이익 방어가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고객사 수요에 기댄 실적 구조에서 벗어나 제품 믹스 전환과 공급 전략 유연화 등 능동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장은 배터리 소재업계 실적보다 전략을, 숫자보다 방향성을 더 민감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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