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참여 배제할 규정 현재로선 없어…韓기업에도 협력 문 열려 있어"
"'북극의 사우디' 꿈 접고 청정개발 추진…어업·관광·광물이 세 축"
(누크=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개발을 하더라도 천혜의 청정 자연이라는 그린란드의 핵심 정체성을 지켜야 합니다. 누구나 엄격한 환경 규제를 따라야 하고요. 미국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요르겐 T. 하메켄-홀름 그린란드 상무·광물·에너지부 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관측을 낳는 희토류 등 자국 내 광물 개발 전망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다.
하메켄-홀름 차관은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린란드가 보유한 광물 자원 개발을 도울 의향이 있는 모든 주체를 환영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누구도 예외 없이 환경 규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메켄-홀름 차관은 광물자원 개발과 허가권, 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그린란드 상무·광물·에너지부에서 10년 넘게 근무해온 관료 출신으로, 그린란드 내에서 광물 개발 현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
그는 "광물 개발에는 막대한 돈과 노력, 시간이 필요한데 그린란드는 이를 위한 기반을 갖추지 못해 해외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는 미국이든 중국이든, 캐나다든 호주든 영국이든 모두에게 문호를 열어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메켄-홀름 차관은 희토류 등 광물 개발 과정에서 주안점을 둘 사항으로 가장 먼저 환경 피해 최소화를 꼽았다.
그는 "광물 개발 과정에서 수반되기 마련인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환경 기준이 매우 높은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와 동일한 촘촘한 규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업과 사냥, 항해는 그린란드인의 일상이고, 그 일상의 터전인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에게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이것이 우리가 높은 환경 규제를 두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며 "만약 특정 회사가 그린란드에 진출해 환경에 신경 쓰지 않고 규제를 어긴다면 우리는 그런 회사를 더 이상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끈질기게 주장해온 것은 동토 아래 묻혀 있는 막대한 광물 자원 개발의 걸림돌이 되는 환경 규제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직접 그린란드를 통제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면서 "미국 회사들이 여기에서 사업을 하려면 우리 규칙과 규정을 따라야 한다. '지름길'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그린란드에는 최첨단 산업의 필수재료로 꼽히는 희토류가 세계 8번째 수준인 150만t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향후 광물 개발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도 중국 업체가 그린란드 내 호주 광산업체의 지분을 소량 보유해 희토류 광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행 그린란드 법규로는 중국을 광물 자원 투자나 개발에서 배제할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 성허자원은 현재 희토류와 우라늄이 대량 매장된 그린란드 남부의 크바네펠트 광산 개발 사업을 하는 호주 업체 '그린란드 미네럴스' 지분을 약 10% 쥐고 있다. 다만, 크바네펠트 프로젝트는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그린란드 정부가 우라늄 채굴을 금지하면서 중단돼 법적 소송으로 비화한 상황이다.
하메켄-홀름 차관은 이어 "(광물 개발의)특정 단계에 가면 중국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 말고는 희토류 채굴과 정제와 관련한 전문 지식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 데가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측에서도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를 탐사·연구하고 싶다며 몇 년 전 접촉을 해왔다며 첨단 기술과 인프라 시공 능력을 갖춘 한국측의 개발 참여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가 덴마크에서 자치권을 얻은 2009년을 기점으로 이후 한동안 북극해에서 활발히 석유 탐사를 하면서 한때 '북극의 사우디아라비아'를 지향했던 적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그 꿈은 접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혜의 자연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전통적 핵심 산업인 어업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관광업, 잠재력이 큰 광물 등 세 개의 큰 축으로 산업의 틀을 다져나가려는 게 그린란드의 구상"이라고 소개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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