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정부 시기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현 국군방첩사령부)의 '여론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가 적용된 전임자 김모 전 비서관에게도 원심이 내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두 전직 비서관들은 지난 2011년 7월~2012년 5월 사이 배모 전 기무사령관 등과 공모해 기무사 댓글 부대인 '스파르타' 부대원들에게 트위터(현 'X')상에서 군인에게 금지된 정치적 의견 공표 글 총 1만3585건을 올리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기간 야권 반대 성향의 웹진 '코나스플러스' 칼럼 총 7회를 제작·배포하게 했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2008년 5월 '광우병 사태'로 촛불시위가 확산되자 MB 정부 청와대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비판적인 야권과 문화예술, 노동·시민사회 단체 등을 '종북 세력' 또는 '좌파'라 규정해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여론 조성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시 뉴미디어비서관실이 기무사와 수시로 연락해 온라인에서 정권을 찬양하거나 반대 세력을 비방하는 활동을 한 뒤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봤다.
이를 통해 부대원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조회수 올리기, 글이나 기사 퍼나르기 등으로 정권에 긍정적 글의 비율을 높이고 부정적 글의 비율을 낮추는 여론조작 활동을 하게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 두 비서관들은 자신들이 이른바 '댓글 공작'을 지시하거나 기무사에 이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이 기무사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직무상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권한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인들이) 기무사에 기사, 논설 내지 동영상 등의 온라인 확산을 요청함으로써 담당자 및 예하 부대원들로 하여금 (문제된 활동을 하도록) 기무사 간부들과 순차 공모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비서관은 기무사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직무 권한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국정운영 홍보를 수행하는 공적 기관으로서 적법하고 정당한 홍보 활동을 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부여 받고 높은 도덕성을 요구 받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활동을 요청하고 그 상세한 결과를 보고받는 식으로 그 간부들과 공모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집권세력의 정권 유지 및 재창출이라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들"이라며 "정부와 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를 크게 저버린 것으로서 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두 비서관들은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공모관계를 부인하는 등 다퉜으나 2심도 이를 배척했다.
2심은 특히 기무사와의 공모 관계를 부인하는 주장을 두고 "자신들이 업무장악력이 부족했고 조직장악력도 없었다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비서관실 최고 책임자로 당연히 기무사의 활동을 알고 있어야 하고, 경력이나 능력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라 적어도 불법행위를 묵인했다는 판단이다.
2심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도 이런 하급심의 판단에 수긍해 상고를 기각, 형이 확정됐다.
다만 김 전 비서관이 지난 2008년 8월~2011년 9월 온라인상 여론을 분석한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를 작성해 보고하도록 한 혐의는 공소시효 7년이 지나 1심에서 면소(免訴)가 내려져 그대로 확정됐다.
후임 이 전 비서관의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 관련 혐의는 2011년 9월~2012년 6월까지 이뤄진 것으로 조사돼 심리가 이뤄졌고,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이 항소·상고했으나 2심과 대법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이 전 비서관은 2011년 12월~2012년 9월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참여했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방송 내용을 파견 정보기관 직원에게 녹취·요약해 보내 줄 것을 지시해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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