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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 슬그머니 관세를 내려 국익을 챙기려 한다.
고율의 관세부과는 물가 자극 등으로 미국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전쟁에 맞서는 유일한 나라다.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미국농산물 수입금지와 희토류 수출금지로 맞서 관세부과를 유예하거나 낮췄다. 중국은 미국에 맞설 만큼 국력이 커졌다. 4월에 열릴 예정인 미·중정상회담은 다극질서의 세력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표면화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년은 질서없음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피아 구분 없는 관세전쟁, 이란 핵시설 폭격,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구금, 그린란드 병합 시도와 이를 반대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와 철회 등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없고 예측불가다. 트럼프 1기 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R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할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이 있었다. 지금은 미국 우선주의(MAGA)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말 잘 듣는 ‘부하들’을 참모로 거느리고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를 전쟁부로 바꾸고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무질서의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돈로 독트림’(트럼프식 먼로주의)이라는 신조어로 표상된다. 이는 관세전쟁으로 포문을 연 신고립주의와 중상주의 전면화, 서반구 세력권에 대한 중국·러시아 영향력 확대 견제와 미국 독점력 강화, NATO 회원국들과 동맹국들에 대한 국방비 인상 요구, 마두로 대통령 축출과 같은 국익을 앞세운 군사개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규범·규칙 기반 질서 유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 국력을 소모했다. 이제는 중국과 전략경쟁을 펼치기도 벅찬 시대로 접어들었다. 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대만 방어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현안의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동맹들에 국방비 지출 확대를 강요하고 있다. 무엇보다 혼란스러운 것은 규범과 규칙 무시의 국익 우선정책으로 미국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 부과와 철회의 반복 등 트럼프의 변덕은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라는 풍자 단어를 만들어냈다.
1월 초에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현재 세계는 100년 만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며 한중 양국의 ‘이익의 교집합’을 강조하며 ‘역사의 올바른 편’, 곧 중국 편에 설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 연루의 위험과 방기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는 무질서의 시대에 국익을 꾀하려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 국익 중심의 균형적 실용외교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우선주의 편과 역사의 올바른 편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 국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한때 표방했던 전략적 모호성을 넘어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우고 ‘균형’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시대 미국과 중국이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의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방국에 자국 방어를 위한 국방비 지출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방위산업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기회 요인이다. 전략적 자율성을 잘 발휘한다면 대한민국이 미·중 패권전쟁의 승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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