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지 가스로 재활용 항공유 생산 기술을 개발한 화학연 연구팀. 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이윤조 책임연구원과 다섯 번째 항승주 선임연구원. 화학연 제공
항공기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지속가능 항공유 의무사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음식물쓰레기 등에서 나오는 매립지 가스로 항공유를 생산하는 통합공정 실증에 성공했다. 일일 100㎏ 생산 실증 운전 성과를 확보하며 향후 상용화 가능성에 기대를 모은다.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이윤조 화학공정연구본부 박사 연구팀이 인투코어테크놀로지와 공동연구를 통해 지속가능 항공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지속가능 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는 유기성 폐자원이나 바이오매스 등을 활용해 생산되는 재활용 항공유다. 기존 화석 항공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생산 비용이 높아, 일부 외국 항공사는 관련 비용을 항공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이미 정유업계는 폐식용유로 SAF를 만들고 있지만 발생량 자체가 적고 바이오 경유 등 다른 용도로도 쓰여 상대적으로 비싸고 확보가 어렵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음식물쓰레기와 가축 분뇨 등에서 나오는 매립지 가스를 사용해 비용이 저렴하다.
매립지 가스로 항공유를 만들기 위해선 두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했다. 불순물을 줄이는 것과 기체 상태의 중간원료인 합성가스를 액체 연료로 바꾸는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연구팀은 매립지 가스 전처리 후 합성가스 제조, 합성가스-액체연료 전환 촉매 반응 공정을 모두 통합해 개발에 성공했다.
인투코어테크놀로지가 대구 매립지 인근에 구축한 실증 시설(플라즈마에 의한 매립지 가스로부터 합성가스 생산 시설.)
공동연구사인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음식물쓰레기가 묻힌 지면에서 포집한 매립지 가스를 공급받아 분리막을 이용해 황 성분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전처리 공정을 거친다. 이후 자체 개발한 플라즈마 개질 반응기를 이용해 항공유 생산에 적합한 성질의 중간원료로 바꿔 화학연에 전달한다.
이를 받은 화학연은 '피셔-트롭쉬' 공정이라는 오래된 기술을 통해 기체 상태의 합성가스를 액체 연료로 바꾼다. 수소와 탄소가 분리된 상태의 합성가스를 촉매 위에서 반응시키면 수소와 탄소 사슬이 점점 이어지며 적당한 길이의 탄화수소는 액체 연료로, 긴 길이는 왁스 등 고체 부산물이 된다. 화학연은 항공유 제조 과정 중 핵심기술인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적용하기도 했다. 제조 중 과도한 발열은 촉매 손상으로 이어지는데, 해당 기술을 통해 반응열을 신속하게 제거해 반응 폭주를 억제했다.
공동연구진은 기술 실증을 위해 대구 달성군 쓰레기매립장 부지에 30평 규모, 2층 단독주택 크기의 통합 공정 시설을 구축했다. 하루 100㎏ 규모의 항공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연구팀은 장기간 운전 조건을 최적화하고 촉매와 반응기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윤조 박사 연구팀은 "유기성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연료로 전환하는 통합공정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일일 100㎏급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 전후 준상용 또는 상용화 가능성을 기대한다. 향후 정책 지원과 산업화 연계를 통해 실용화 시기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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