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영하 20도 맹추위에도 분노 속 거리 시위
당국, 최루탄·섬광탄 쏘며 해산 시도…뉴욕·워싱턴DC·샌프란도 들불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벌이는 불법 이민 단속에서 연방 공무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숨지는 일이 또 벌어지자 미국 곳곳에서 반발 시위가 잇따랐다.
AP 통신, CNN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전 미니애폴리스시 거리에서 간호사인 알렉스 프레티(37)가 국경순찰대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벌어지자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 수백명이 사건 현장에 모여들어 연방 단속 요원들과 대치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분노한 시위대는 연방 요원들에게 "ICE는 당장 나가라", "ICE를 감시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총격 사건 당시 프레티는 항의와 감시 차원에서 이민 단속에 나선 연방 요원들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
그는 연방 요원이 쏜 최루 스프레이를 맞고 쓰러진 옆 사람을 일으켜 세우려다가 여러 명의 연방 요원들에 제압돼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상태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연방 정부는 프레티가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당방위'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프레티가 합법 자격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공개된 영상을 보면 그가 여러 요원들에게 제압당한 상황에서 등 뒤로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미국에서는 연방 요원들이 저항 능력이 없는 상대방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프레티의 사망에 성난 시위대는 호루라기를 연신 불어 대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호루라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맞선 평화적 저항의 상징이 됐다.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던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은 수 시간의 대치 끝에 차를 타고 현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이후 시민들은 총격 사망 현장에 프레티의 이름을 적은 팻말이 놓인 임시 추모 공간을 만들고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도 밤늦게까지 고인을 추모하고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방식에 항의했다.
이번 총격 사건 발생 전날에도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혹한의 날씨에도 1만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되는 시위대가 도시 거리를 메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AP 통신은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는 금요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열렸지만 토요일 군중들 사이의 분노와 슬픔은 더 절박하고 강렬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인근 교외 지역에서 왔다는 케일럽 스파이크는 "매일 더 미친 일들이 벌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우리 지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잘못된 일이며,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시에서만 연방 이민 당국의 '과잉 대응' 논란 속에서 두 명의 미국 시민이 잇따라 숨지면서 24일 뉴욕,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등 다른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 작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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