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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이 기소한 전 국토부 서기관 뇌물 혐의 사건에 대해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과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기각은 법원이 범죄의 유·무죄를 판단하기 전에 기소 자체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재판을 종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법원은 해당 사건 기소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복수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며 나타난 구조적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건희·내란·순직해병’ 등 이른바 3대 특검은 제한된 수사 기간 속에서 경쟁적으로 기소를 이어오면서 사건의 본류와 직접적 연관성이 약한 사안까지 기소 대상에 포함됐고 그 결과 특검법이 허용한 수사 범위를 벗어난 기소가 법정에서 제동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특검 구조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압박이 있다”며 “특히 이번에는 특검이 3개나 동시에 돌아가서 압박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소기각이 갖는 의미 역시 작지 않다. 법원이 공소 유지의 전제 조건부터 엄격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또 다른 특검 기소 사건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집사게이트’ 김예성씨·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 등의 횡령 혐의 등 다수가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한 채 별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향후 재판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공소기각 선례가 나온 만큼 ‘특검이 이 사건을 다룰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 문제 삼는 공방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앞선 재판들에는 이미 특검 수사 개시의 적법성과 기소 권한을 정면으로 다투고 있다. 내란 특검팀이 기소한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부정청탁 혐의 등에서도 특검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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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조우형)는 김 전 서기관의 뇌물 혐의와 관련 공판준비기일과 정식 공판을 각 2번씩 진행한 뒤, 공소기각 판결했다.
양평고속도로 사업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수사하던 특검팀은 관련자인 전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개인 뇌물 혐의를 인지해 별건으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기소 시점에서라도 수사를 중단하고 원칙적으로 수사권을 갖는 곳에 (이첩하지 않는 것은)공정성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특검법 취지에는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검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첨언하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양평고속도로와 뇌물)두 사건이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며 “(2차)특검법이 또 시행되고 있어서 그런 사례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심경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같은 재판부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기소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 대납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고 있다. 아울러 순직해병특검팀이 기소한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 해병대 간부 과실치사상 혐의 △임 전 사단장 국회 위증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관련 범인도피 혐의 등 재판도 배당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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