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본사에서 시작한 현장 조사를 26일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시장감시국·기업집단감시국·기업결합심사국 등 조사관리관 산하 3개 국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유성욱 조사관리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 개인정보 보호, 입점업체와의 갑을 관계, 소비자 보호, 기업집단 규제 등 여러 분야에서 논란을 빚어온 만큼 공정위 3개 국이 장기간 동시 조사에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우선 쿠팡이 입점업체가 인기 상품을 PB(자체상표)상품으로 출시하거나 직매입으로 전환하도록 강요해 사실상 가로채기를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사안은 지난해 말 국회의 쿠팡 청문회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바 있다.
당시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청문회에서 "다른 사업자의 사업 방해 행위 혹은 거래상 지위 남용을 사실 확인하고 검토해 봐야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는 인기 상품을 가로채는 행위가 "약탈적 비즈니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쿠팡은 이미 PB상품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2024년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상태다.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지 여부에 대한 자료 수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쿠팡은 예외적으로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으나, 김 의장의 실질적 지배 여부와 친동생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를 중심으로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와 관련한 복수의 사건도 공정위 전원회의에 상정돼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쿠팡이 와우 멤버십 이용자에게 쿠팡이츠 알뜰배달과 쿠팡플레이를 무료 제공한 행위를 끼워팔기로 판단하고, 시장지배력을 배달앱 시장으로 전이시킨 행위로 보고 있다. 또 입점업체에 최혜대우를 강요한 혐의도 함께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전원회의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이 인정될 경우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는 일반 불공정거래행위보다 높은 제재 수위다. 배달앱 사건에 대한 전원회의는 상반기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쿠팡측은 국내 조사 국면에서는 공개 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미국 측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장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쿠팡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에 대한 무역 구제 조치를 요청했으며 국제투자분쟁(ISDS) 절차 개시 의향서도 제출했다.
이들은 한국에 보낸 중재의향서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의) 한국 및 중국의 대기업 경쟁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쿠팡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법 집행과 관련해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해야 한다'고 정부 규제 당국에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쿠팡 투자사들이 인용한 김 총리의 발언이 "전체적 발언 맥락과 무관한 자의적 편집과 의도적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미국 내 논란과는 거리를 두되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하고 심판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쿠팡 문제에 관해 "글로벌 기업이든, 국내 소기업이든 관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국제 규범에 맞춰서 대응하면 되고,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라는 점도 고려해 더 당당하고 정당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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