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최근 임직원들에게 정부 조사 진행 상황을 정리해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최근 쿠팡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메시지를 전달했다. 로저스 대표는 메시지에서 "많은 분이 11월 말 사고 발표 이후 정부의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 문의했다"며 대면 회의, 인터뷰, 자료 요청 등 구체적인 조사 규모를 열거한 뒤 참고해달라고 밝혔다.
로저스 대표가 언급한 내용에는 총 11개 정부 기관의 조사 및 수사 진행 상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포함됐으며, 400여 명이 넘는 조사 인력이 투입돼 150여 차례 이상의 대면 회의, 200여 차례가 넘는 인터뷰, 1100여 건이 넘는 문서 및 자료 제출 요청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고객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정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한 합동 조사가 장기화되며 쿠팡이 사실상 ‘영업 마비’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조사 규모가 구체적인 숫자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저스 대표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정부 조사 진행 상황을 공개한 이유는 조사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 부담을 공유하는 동시에 조사 범위와 강도를 투명하게 알려 내부 혼선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쿠팡 내부는 정부 기관 인터뷰와 자료 제출이 동시에 진행돼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내부에 공무원이 상주하며 현장 조사를 진행하다보니 회의 일정조차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쿠팡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로 구성된 쿠팡노동조합은 합리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노조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대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쿠팡처럼 전방위적이고 중첩적인 조사가 진행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개선 조치는 정부와 회사의 책무이지만, 10곳이 넘는 정부 기관이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사업 전반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인력 운영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쿠팡 일부 채용 전형은 현재 중단되거나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쿠팡 지원자는 "회사로부터 채용 절차가 일시 중지됐고,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채용 중단 및 지연 여부는 팀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장 인력 채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신규 채용 인원은 전달 대비 약 14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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