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현장] '그때도 오늘2' 이상희-안소희, 400년 꿰어낸 '꽃신'의 위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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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현장] '그때도 오늘2' 이상희-안소희, 400년 꿰어낸 '꽃신'의 위로 (종합)

뉴스컬처 2026-01-25 10:43: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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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임진왜란의 포화가 휩쓸고 간 1592년의 진주, 전쟁의 상흔이 짙게 배인 1950년의 공주, 생존을 위한 여공들의 절규가 서린 1979년의 서울, 그리고 소통과 단절 사이를 오가는 2020년대의 오늘까지. 거친 역사의 직선 뒤편에는 언제나 묵묵히 서로를 보듬으며 삶을 곡선으로 그려낸 여성들이 있었다.

'그때도 오늘2'.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그때도 오늘2'.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24일 관람한 연극 '그때도 오늘2 : 꽃신'(제작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2인극이다. 이번 시즌은 김혜은·이지해·이상희(여자1 역)와 홍지희·김소혜·안소희(여자2 역) 등 탄탄한 트리플 캐스팅 라인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날 무대는 이상희의 노련함과 안소희의 집요한 에너지가 빚어낸 완벽한 앙상블로 객석을 압도했다.

◇ '서사'의 시즌1 vs '몰입'의 시즌2... 400년 관통하는 '꽃신'

작품은 4개의 시공간을 숨 가쁘게 오간다. 1592년 진주성을 배경으로 한 '논개' 모티프의 비장미부터 현대의 모녀 갈등까지, 각 에피소드는 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줄기로 이어진다.

사진 제공=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그때도 오늘2'.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특히 이번 시즌은 전작(남성 2인극)과의 비교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드러낸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따라가는 '서사적인 맛'은 시즌1이 강했다면, 그 안의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며 이끌어내는 '감정적인 몰입감'은 단연 시즌2가 비교우위를 점한다.

이는 '꽃신'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더욱 선명해진다. 1592년 진주의 꽃신이 죽음을 불사한 '비장함'이었다면, 1950년 공주에서 전쟁의 환란을 겪으며 신은 꽃신은 현실에 꺾이면서도 끝내 간직한 '순수한 희망'으로 변모한다.

이어 YH무역 여공들의 농성 사건을 각색한 1979년 서울 에피소드 속 꽃신은 차가운 현실에 맞서는 '어려움 속의 의지'를, 2020년대의 그것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불변의 공감'을 상징한다. 서사보다 감정에 방점을 찍은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시대의 단절이 아닌 생명력의 연속성을 가늠케 한다.

'그때도 오늘2' 이상희.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 이상희, 서사의 뼈대 세운 '묵직한 존재감'

이 방대한 감정선을 지탱하는 것은 단연 이상희다. 그는 메인인 경상도 사투리를 베이스로 1950년 에피소드의 충청도 사투리까지 이질감 없이 소화하며, 시공간의 변화를 관객에게 가장 먼저 설득시킨다.

특히 이상희 특유의 단단한 발성과 흔들림 없는 호흡은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코믹한 순간마저 무게감 있게 잡아준다. 그는 전면에 나서기보다 한 발짝 뒤에서 상대를 받쳐주면서도, 극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끈기 있게 끌고 간다. 이러한 이상희의 든든한 지지가 있었기에, 상대역인 안소희가 무대 위에서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 안소희, 해맑음 뒤 숨긴 비장함… 이상희 위에서 펼친 '반전'

'그때도 오늘2' 안소희.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그때도 오늘2' 안소희.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이상희가 깔아준 멍석 위에서 안소희는 놀라울 만큼 유연한 변주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경상도와 충청도는 물론 전라도 사투리까지 3도 방언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캐릭터의 맛을 살려냈다.

1592년 에피소드에서 안소희는 마냥 철없는 아이처럼 해맑게 웃다가도, 순간순간 비장한 결기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입체적인 연기로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마이크 없이도 소극장을 꽉 채우는 단단한 발성은 덤이었다. 이어진 1950년 공주 에피소드에서는 전쟁의 참화 속에 남겨진 '철부지 동생'으로 분해, 현실의 고통을 잊은 듯한 익살스러움으로 역설적인 슬픔을 배가시켰다.

'그때도 오늘2' 안소희.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그때도 오늘2' 안소희.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안소희의 진가는 후반부 에너지에서 더욱 빛났다. YH무역 사건을 배경으로 한 1979년 에피소드에서 그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상희(넌버벌 리액션) 앞에서 주도적으로 서사와 감정을 드라이브(Drive)하는 장악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2020년 에피소드에서도 날 선 대립각에서 출발해 끝내 조화로 수렴되는 모녀 관계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극이 끝나는 순간까지 지치지 않는 몰입도를 증명했다.

◇ "니가 내 꽃신이다"... 시대를 초월한 위로

결국 '그때도 오늘2'는 이상희의 묵직함과 안소희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만나 비로소 완성된 '합(合)'의 예술이다. "니가 내 꽃신이다"라는 대사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지지는 팍팍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때도 오늘2'.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그때도 오늘2'. 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두 배우가 치열한 땀방울로 엮어낸 400년의 연대는 그 자체로 관객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꽃신' 한 켤레와 다름없다. 김혜은-홍지희, 이지해-김소혜 등 다른 캐스트 조합이 보여줄 또 다른 색깔의 '꽃신' 역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한편 연극 '그때도 오늘2 : 꽃신'은 오는 2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 스콘2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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