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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방부는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과 불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공산당 중앙의 연구를 심사·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진 않았다. 다만 심각한 기율 위반이라고 지목한 만큼 부정부패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5일자 사설을 통해 “이들은 당과 군의 고위 간부로서 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버렸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시 주석)의 책임 체계를 심각하게 짓밟고 약화했으며 당의 군 절대 지도력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부패 문제에 심각하게 기여했다”면서 “이번 조사와 처벌은 정치적 근원을 바로잡고 독과 악을 제거하며 인민군의 탈피와 부활을 촉진하고 강력한 군사 산업 발전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 중앙정치국원인 장 부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어 중국군 서열 2위다. 장 부주석은 산시성 웨이난 출신이며 부친 장쭝쉰 상장과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는 산시성 고향 친구이자 국공내전 때 함께 싸운 전우였다.
류 참모장은 허베이성 롼청 출신으로 말단 병사로 시작해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아 연합참모부 참모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장 부주석과 류 참모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상장(대장) 진급식에서 장성민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둥진 국방부장 등과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이후 약 한 달 동안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장 부주석은 최근 수년간 군부 숙청이 거세지는 도중 시 주석과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장관급 당정군 고위 간부가 참석하는 세미나에 낙마설이 돌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개적으로 조사를 받는 중국 관리들 중 무죄가 선언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더욱 놀라운 점은 장 장군이 수십 년간 그를 알고 지낸 시진핑의 신뢰받는 측근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반부패 척결 기조 아래 고위 간부 대상으로 사정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중국 최고 반부패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율검사·감찰 간부 1만840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3763명을 처벌한 바 있다.
중국군도 예외는 아니다. 중앙정치국위원이던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 정치공장부 주임은 지난해 10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직전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으로 중국공산당과 군에서 제명됐다.
다만 중앙정치국원이나 중앙군사위 부주석 수준의 고위급이 숙청된 사례는 흔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당이 장유샤를 해임한다면 시진핑이 축출한 현역 군 장교 중 가장 고위이자 1989년 톈안먼 광장 이후 숙청된 중국 군 지휘 체계 중 가장 높은 고위 관리가 될 것”이라면서 “분석가들은 중국 군 지도부 교체의 속도와 규모가 마오쩌둥 이후 시대에 비할 데 없다고 말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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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에 따라 현재 중국군을 총괄하는 중앙군사위원회 7명에는 시 주석과 지난해 10월 20기 4중전회 때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임명된 장성민 등 2명만 남게 됐다. 군 최고위급에 대한 대대적 숙청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크리스토퍼 K. 존슨 중국전략그룹 대표는 NYT에 “이번 조치는 중국 군사 역사상 전례 없는 것으로 고위 사령부의 완전한 전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인 차이나 스트래티지스 그룹의 존슨 사장도 “시 주석이 군 내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최고 지휘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장유샤라는 어린 시절 친구조차 숙청된 것은 이제 시 주석의 반부패 열정에 한도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군 최고위급이 잇달아 공백이 생기면서 중국군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 최근 몇 년간 수십 명의 고위 장교와 방위산업 경영진이 축출돼 중국이 서방 군대에 맞설 수 있는 전투력을 구축하려는 노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 주석은 대립적인 미국을 바라보며 ‘세계적 수준의 군대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데 부패의 확산은 목표 달성에 큰 장애물로 간주된다”면서 “군 관리들의 몰락을 막지 못하면 군 내부 지휘 체계에 혼란이 생기고 작전 수행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진핑 지도부의 철저한 반부패 정책은 양날의 검이 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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