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는 차가 노면 위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누구보다 먼저 이해한다.
엔지니어는 데이터를 통해 그 이해에 도달하지만 드라이버는 먼저 몸으로 겪은 후 말로 번역한다. 스프렁과 언스프렁은 이 번역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키워드다.
언스프렁 질량이 낮아진 차는 노면을 더 정밀하게 읽는다. 드라이버는 그것을 ESU나 텔레메트리 이전에 손목과 척추로 감지한다. 코너 진입에서 타이어가 노면에 ‘걸리는 감각’이 빨라지고, 작은 요철에서도 접지 손실 없이 속도가 유지된다. 반대로 지나치게 민감한 차는 불규칙한 노면에서 드라이버를 흔든다. 그 차는 랩타임은 빠르지만 길게 몰기 어렵다. 여기서 감각과 페이스의 균형이라는 레이스 드라이버 특유의 철학이 생겨난다.
스프렁 질량은 다른 방식으로 드라이버에게 말을 건다. 피칭과 롤링, 특히 하이스피드 영역에서의 자세 안정성은 스프렁의 세계다. 다운포스가 줄어들고 DRS 철학이 바뀌는 2026 규정 아래서 스프렁 질량의 안정성은 에어로로 덮을 수 없는 드라이버 감각의 영역으로 돌아온다. 하이스피드 방향 전환에서의 ‘떠 있는 느낌’과 ‘앉는 느낌’의 차이는 과거보다 더 뚜렷해질 것이다.
이 변화는 그저 감각적 묘사가 아니라 드라이버의 레이스 선택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기계적 플랫폼에 자신 있는 드라이버는 노면을 타고 돌아가는 라인을 선택하고, 스프렁 플랫폼이 안정적인 차를 선호하는 드라이버는 회전 중 자세를 유지한 채 일찍 풀스로틀을 선택한다. 팀은 드라이버의 스타일을 데이터로 해석하지만 그 근원에는 질량 분포라는 기술적 문장이 존재한다.
드라이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타이어의 언어가 바뀐다는 사실이다. 피렐리는 이미 2026을 대비해 내구성과 발열 특성을 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언스프렁 영역이 타이어 온도 윈도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드라이버의 공격 가능한 랩 수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차를 가지고도 누군가는 윈도우를 열고, 누군가는 닫힌 문 앞에서 헤매게 된다.
감각은 곧 전략이 된다. 이것이 기술이 드라이버를 통해 다시 인간적 이야기로 복귀하는 순간이다. 2026년 규정 이후의 F1은 단순한 파워유닛·에어로·무게 경쟁이 아니라 차와 드라이버가 노면과 대화하는 방식을 둘러싼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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