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재생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고 45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최흥진 전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원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의 판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최 원장은 지난 2021년부터 폐플라스틱 재생 업체 대표 A씨를 알게 된 후 신기술 인증 신청시 필요한 서류나 발표자료 준비를 도우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A씨는 최 원장의 도움을 받아 2차 신기술 인증 신청을 했으나 부적합 결과를 통보받았다. 최 원장은 이에 대한 불복절차를 강구하는 한편, 이후에도 환경부 고위 공무원, 중소벤처기업청장을 소개해주는 등 지원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최 원장은 A씨와의 점심 식사 자리에 자신의 조카를 불렀다. 이후 조카는 폐플라스틱 재생 업체 사무실에 찾아가 A씨에게 "허위 직원 등재를 통해 급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최 원장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에 내정된 것은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022년 7월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 기술 개발 및 지원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환경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지난 2009년 설립됐다.
최 원장은 내정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의 조카에게 "급여를 지급받을 처 명의 계좌를 개설해 나에게 보내라"고 한 뒤, 실제로 조카 며느리 명의의 체크카드와 통장 사본을 전달받았다.
이후 최 원장이 2022년 9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으로 취임하자, 업체 대표 A씨는 최 원장의 조카 며느리를 업체 자회사의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도록 했다.
그리고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급여 명목으로 4500만원 상당을 계좌로 송금했다. 해당 급여 계좌는 최 원장이 직접 사용했다고 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지난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를 받는 최 원장에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504만1570원 추징도 명했다. 다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으로서 직무 관련성 있는 회사에 조카를 가장 취업시키는 형태로 급여 명목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서 쉽게 발각되기 어려운 형태의 범행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익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피고인에 대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범행이 원장직의 구체적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오랜 기간 공직에서 환경 분야 업무를 담당하며 공익에 기여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폐플라스틱 재생 업체 대표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뒤늦게나마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취업 요청에 응한 것이고 먼저 적극적으로 뇌물 공여를 제안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의 조카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500만원을 선고했다. 허위 취업자 명의를 제공함으로써 범행을 방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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