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조’ 이끈 정의선, ‘로봇 질주’ 페달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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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0조’ 이끈 정의선, ‘로봇 질주’ 페달 밟다

투데이신문 2026-01-25 08:57: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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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며 코스피 순위 3위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전면에 내세운 ‘피지컬 AI’ 전략이 글로벌 투자자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었고, 향후 자동차 생산·자율주행·로보틱스 분야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장기 투자 전략이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제조 혁신으로 이어지며 현대차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23일 기준으로 51만원에 거래됐다. 이로써 시가총액 104조원을 돌파하며 ‘100조 클럽’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이는 정 회장이 취임 이후 5년 3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2020년 10월 취임 당시 17만20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현재 296% 상승했다.

최근 현대차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최근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CES 2026에서 선보인 ‘아틀라스’가 첫손에 꼽힌다. 피지컬 AI 기술력을 입증하며 현대차가 단순 완성차 기업이 아닌 로봇 기업 반열에 오르는 재평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정 회장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유지한 ‘선제 투자’ 기조가 있다. 정 회장은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우선 순위에 두고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에 집중 투자했다.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도 핵심 기술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과정에서는 사재까지 투입하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취임 당시 전동화·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으로의 전환 로드맵을 제시하며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크게 요구된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주가는 2020년 초만 해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이 과감한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자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의 친환경차 확대가 그린뉴딜 정책의 선봉에 서면서 2020년 3월 7만11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2021년 1월 2만7000원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 주가는 2021년 3월부터 2025년 5월까지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초반대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판매를 확대하며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다. 정 회장 취임 이래 그룹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는 3위로 수직 상승했다. 고부가 차량 판매 비중이 늘고 원가율 개선과 환율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탄탄한 기초 체력을 갖췄지만 시장은 현대차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재평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60조원대에서 올해 1월 7일 70조원, 13일 80조원, 19일 90조원을 차례로 돌파한 뒤 20일 100조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 순위 역시 1년 전 5위에서 현재 3위로 올라섰다.

이번 급등의 핵심 동력은 피지컬 AI다. AI가 로봇과 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 등 현실 공간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판단·동작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피지컬 AI를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자동차 생산·로보틱스·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올해 초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실제 양산과 공장 투입을 전제로 한 모델로 평가받았다. 연구용·시연용 로봇의 한계를 넘어 제조 현장에 투입 가능한 단계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정 회장이 5년간 밀어붙인 선제 투자 중심 경영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아틀라스를 통해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조성할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 조감도. [사진=서울시]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조성할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 조감도. [사진=서울시]

시장의 시선은 다음 단계로 향한다. 휴머노이드의 빠른 상업화와 자율주행 경쟁력 제고 등이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핵심 이슈로 꼽힌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낙관적이다. 로봇과 휴머노이드가 생산 가능 인구 감소·인건비 상승 등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부상했고, 3차원 정밀 제어가 필요한 휴머노이드의 기술력을 자율주행 기술에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실 박상수 연구위원은 “로봇의 시장성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대기업이 로봇 전문 스타트업 등을 인수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추세”라며 “노동력 부족·생산성 제고 측면에서 로봇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로봇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박 위원은 “중국 로봇은 가격 경쟁력이 우세하지만, 기술적 완성도와 정밀도는 떨어진다”며 “제조 역량을 갖춘 현대차가 향후 로봇 파운드리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휴머노이드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3차원에서 정밀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기술을 자율주행에 적용하면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피지컬 AI·휴머노이드 기술력에서 파급되는 부가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휴머노이드를 향한 관습적·제도적 저항이 걸림돌이 될 순 있겠지만,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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