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기간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치매 등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한파나 그 외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절대적인 의료이용 규모가 컸고 우울증과 젊은 연령층은 폭염에 따른 의료이용 증가폭이 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의뢰로 진행한 '기후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영향 분석 및 평가도구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은 한파(12~2월)나 그 외 기간(3~4월·10~11월)보다 폭염기간(5~9월) 때 더 많이 발생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와 평가를 통해 기후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적응을 위한 정책의 기초 자료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맞춤형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10년(2014~2023년) 폭염·한파·그 외 기간에 따른 정신질환자 의료이용 경향을 살폈다. 의료이용 현황은 의료이용 건수, 입내원일수, 총 요양급여비용을 기준으로 월평균 의료이용(사회적 부담)과 연 1인당 의료이용(개인적 부담)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은 폭염기간이 월평균 10만9149건으로 한파기간(10만5498건), 그 외 기간(10만8649건)보다 각각 3650건, 500건 더 많았다. 연 1인당 의료이용 건수는 폭염기간이 3.67건으로 한파기간(2.30건)보다 1.60배, 그 외 기간(2.90건)보다도 1.27배 많은 수준이었다.
지난 10년간 정신질환으로 인한 월평균 입내원일수도 폭염기간(39만5316건)이 한파기간(38만6853건)과 그 외 기간(39만406일)보다 각각 8462일, 4910일 더 잦았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총 요양급여비용은 폭염기간이 275억1800만원으로 한파기간(266억3000만원)이나 그 외 기간(271억7800만원)보다 각각 8억8800만원, 3억4100만원 더 많이 지출했다.
사회적 부담 측면에서 우울증, 조현병, 치매는 한파나 그 외 기간보다 폭염 때 의료이용이 더 많았다. 다만 불안장애는 그 외 기간에 의료이용이 가장 빈번했다.
폭염기간 사회적 부담이 가장 큰 질환은 치매로 지난 10년간 월평균 3만525건의 의료이용이 발생해 한파기간보다 735건, 그 외 기간보다 116건 더 많았다. 이어 우울증(1만5031건), 불안장애(7019건), 조현병(4667건) 순이었다.
사회적 부담으로 볼 때 한파와 폭염 간 의료이용 차이가 가장 큰 질환은 치매였으며 그 외 기간과 폭염 간 의료이용 차이가 가장 큰 질환은 우울증이었다. 치매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향후에도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어 질병의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적 부담 측면에서도 폭염기간 때 의료이용 수준이 다른 기간보다 많았다. 조현병과 치매가 우울증, 불안장애에 비해 개인의 부담이 2~3배 높기는 하지만 다른 기간에 비해 폭염기간에 개인적 부담이 더 많이 늘어났던 질환은 우울증이었다. 폭염과 비폭염기간 간 의료이용 차이가 가장 큰 질환도 우울증이었다.
폭염기간 조현병으로 환자 1인 평균 19.32일 병원을 방문했고 이로 인해 130만원을 지출했다. 치매로 인한 환자 방문은 17.30일로 126만원을 썼다. 우울증은 7.32일 방문해 47만원, 불안장애는 5.19일 방문해 30만원을 지불했다.
보고서는 "조현병은 난치성 만성질환으로 입내원일수 및 의료비 측면에서 개인 차원의 부담이 높고 장기간의 의료이용으로 경제적 문제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취약 집단으로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우울증은 조현병보다 개인 부담이 낮지만 폭염기간 개인 부담 증가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폭염에 따른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폭염기간 정신질환 관련 의료이용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여성과 만 65세 이상 고령층, 건강보험가입자 비중이 컸다. 우울증, 불안장애는 여성과 성인(만 35~64세), 건강보험가입자가 사회적 부담이 높았으며 조현병은 남성, 치매는 여성, 노인, 건강보험가입자의 의료이용이 높았다.
개인적 부담 측면으로 볼 때 치매는 여성이, 조현병은 노인 부담이 높았으나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소아청소년 부담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폭염기간 개인의 정신질환 관련해 의료이용 증가율이 젊은 세대일수록 높았다.
연 1인당 의료이용 건수의 경우 한파기간 대비 폭염기간에 소아청소년(만 6~18세) 1.72배, 청년(만 19~34세) 1.70배, 성인(만 35~64세) 1.66배, 노인(만 65세 이상) 1.52배로 나타났다. 치매를 제외한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에서 이러한 경향이 확인됐다.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위기 대응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건강 전문가 등에 따르면 더위로 인해 환자들의 스트레스, 충동성, 민감성이 증가할 수 있다. 또 정신질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로 인해 체온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정신질환이 장기화되는 경우 전반적으로 감각이 떨어지거나 신체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외에서는 기후위기에 따른 다양한 감정과 정신건강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평가도구가 개발돼 왔다"며 "이 연구에서는 기후위기에 따른 정신 건강의 위험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국내에 적용 가능한 도구를 개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