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3년간 해저에 방치돼온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한일 공동으로 유전자(DNA) 감정에 나선다. DNA 대조를 위해 조만간 희생자 유족들을 대상으로 조사 참여 의향도 다시 한 차례 확인할 계획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조세이 탄광 유해에 대한 한일 공동 DNA 감정을 조만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충리는 지난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조세이 탄광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조성된 해저 탄광으로, 조선인 노동자들이 대거 강제동원됐던 현장이다. 1942년 갱도 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조선인 136명을 포함해 광부 183명이 매몰됐지만, 2차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구조나 유해 수습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탄광이 폐쇄되면서 유해는 80여년간 해저에 남겨졌다.
방치된 유해를 수습해 유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외면해왔다.
유해 발굴에 팔을 걷어붙인 건 1991년 결성된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었다.
이 단체는 정부 지원 없이 시민 성금으로 현장 조사와 잠수 탐사를 추진, 2024년 처음으로 갱도 입구를 찾아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한국인 잠수사 2명과 함께 수중 수색을 벌인 끝에 유해 4점을 발견했다.
유해가 발견된 이후 행안부는 외교부를 통해 일본 정부에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공동 감정을 요청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양국은 두 차례 실무 협의를 진행했고, 약 3개월간의 논의 끝에 이달 초 DNA 공동 감정에 합의하게 되면서 한일 정상회담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조세이 탄광 유해에 대한 DNA 감정이 양국 공동으로 이뤄지게 된다.
한국 측 DNA 분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맡을 예정이다. 일본 측도 자국 내 전문기관을 통해 감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DNA 감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신원 확인이 가능할지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비교 대상이 되는 유족 DNA가 제한적인 데다, 발견된 유해가 일본인 희생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인 희생자 136명 가운데 정부가 현재까지 확보한 유족 DNA는 76명이다. 나머지는 주소지 불명 등으로 유족 확인이 어렵거나, 유전자 검사를 신청하지 않은 사례 등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유족의 추가 참여를 위해 DNA 조사 의향을 다시 한 차례 확인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족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이상 유전자 검사 참여 의사를 확인했다"며 "다만 유해가 실제로 발견된 만큼 유족들이 다시 검사를 신청할 수도 있어 조만간 한 차례 더 의견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해가 한국인으로 확인될 경우 국내 봉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정부는 봉환 문제는 DNA 감정 결과가 나온 이후 일본 정부와 별도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이 합의한 범위가 'DNA 공동 감정'인 만큼 이후의 절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부는 유해 발굴을 추진하기에 앞서 2차 붕괴 위험 등 안전 문제부터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조세이 탄광은 붕괴된 지 오래돼 내부 잔해물이 많고 해저 갱도 구조와 매몰 위치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안전한 발굴이 가능한지 여부부터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안전한 발굴 방안이 있는지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적으로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유해 발굴에 기여한 한국인 잠수사들과 새기는 모임에 대해 정부 포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