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104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격주로 진행되는 ‘오목렌즈 대담’의 한계로 인해 주요 이슈들을 다루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 짧게 핵심과 본질만 다루는 방식으로 무려 10개 이슈를 한 번에 처리해봤다. 전화통화 시간은 80분이 걸렸다. 의제별로 8분씩 다룬 셈이다. 이번 오목렌즈 대담(1월22일 15시)에서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박효영 기자가 대화를 나눈 주제들은 아래와 같다.
①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②징역 23년에 처한 한덕수
③이혜훈 청문회 개최 합의
④장동혁 단식 중단
⑤한동훈 제명 후폭풍
⑥이란 시위 사망자 ‘2만명’
⑦쿠팡불매운동
⑧김병기와 민주당
⑨강선우와 김경 그리고 공천 비리
⑩북한으로 날아간 무인기
이중 ①~④까지 하나의 기사로 묶어서 쓰고, ⑤~⑩까지 두 번째 기사로 쓸 예정이다.
다이나믹 코리아 대한민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빅이슈들이 터지고 있다. 사진 속 모습은 수많은 뉴스들을 담고 있는 신문들과 신문 가판대의 모습. <사진=시니어오늘>
첫 번째로 다뤄볼 이슈는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이 대통령의 최초 기자회견인데 21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가까이 각본 없이 진행됐다. 원래 정해진 시간은 90분이었는데 거의 2배를 해버렸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소속 원영섭 변호사도 “전체적으로 이렇게 3시간 가까이 즉문즉답 하는 것은 포맷으로서 인정을 한다”면서 “앞으로도 더 자주 이런 형태로 국민 소통 차원에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박 센터장의 포커스는 다른 곳에 있었다.
원래 정해진 부분보다 훨씬 더 오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최대한 많이 받고 답변을 성실히 한 것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았는데, 중요한 건 우리 이재명 대통령이 욕심이 좀 많다. 많이 대화하고 싶어 하고, 말도 많이 하고 싶고, 많이 듣고도 싶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참모들 입장에서 스케줄 관리가 어렵다. 미리 90분만 하기로 얘기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 동안 해버리면 점심시간까지 다 잡아먹은 것이다.
안 그래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부처별 보고가 생중계 됨으로 인해 ‘만기친람’식 국정운영 스타일이 우려를 낳는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는데, 그런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기자회견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박 센터장은 “이런 부분은 청와대 참모들이 관리를 해줘야 하는 부분이고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하는데 노련하지 못하거나 대통령의 고집을 꺾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은 죄송한데 시간상 여기까지 하고 백브리핑이 됐든 아니면 빠른 시간 내에 추가로 알아보고 알려드리겠다고 할 수도 있고. 나중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서라도 말해줄 수 있는 건데 기자들의 질문을 더 받고 다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기대했던 주제가 나오면 말이 너무 길어진다. 자기가 다 알고 있다고 하는 자신감이나 국정장악력을 어필하고 싶은 것이다.
과거 시민단체 활동부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쌓았던 거버너로서의 경력과 확신이 너무 충만한 것 같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많은 것들을 해봤던 분이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우선순위의 면에서 참모들하고 협의가 안 되는 것이다. 다 듣고 다 말하려고 하니까 시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나중에는 오히려 혼자 너무 많은 걸 챙기고 다 하려고 하는 데서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
전반적인 박 센터장의 인상평은 이렇게 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아가 박 센터장은 이 대통령이 모두발언에 언급한 지방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안전 기반 성장, 문화가 이끄는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성장 등 ‘5대 전략’에 대해 아래와 같이 평했다.
5대 전략 다 좋은데 구체적으로 그 긴 시간 동안 그래도 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많이 풀어서 설명해주려고 노력을 했는데. 문제는 선언보다는 실행이어서. 그리고 아직까지는 이재명 정부가 다른 정부들에 비해서 실행력이 좋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기대는 크지만 구체적인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지금 흐름도 좋고 기세도 좋으니까 뭐 다 해보고 싶으신 건 알겠다. 근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냐고 기자들이 물어보고 싶어서 들여다보면 우리는 이런 계획을 갖고 있고 계획대로 진행할 겁니다! 이런 답변 외에는 다른 게 없다.
즉 계획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거나? 계획대로 안되면? 이런 부분들에 대한 답변이 미진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까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렇게 할 것’이라는 확언 외에 반론과 반박들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없었다는 게 박 센터장의 판단이다.
그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실 거예요? 그렇게 물어보면 지켜봐달라고 하는 식이다. 저희 참모들하고 제가 열심히 해서 뭔가 만들어 보겠습니다. 대통령이니까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건데 소통할 때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듣는 사람은 답답하다.
여러 현안들에 대하여 이 대통령이 일일이 자기 생각을 밝혔는데 박 센터장은 “중요한 얘기들이 많았고 하고 싶은 얘기들이 많았고 정확하게 그 방향은 맞다”면서도 아래와 같이 우려감을 드러냈다.
근데 구체적으로 지금 일어나는 일을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라고 얘기를 하면 거기에 대해서는 좀 주저하는 것 모양새였다. 되게 직접적으로 드러났던 게 검찰 문제다. 다른 곳들 보다도 개혁을 하면서 유독 시끄러운 것은 검찰의 업보 때문이라고 하던데 그러면서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주긴 줘야 할 것 같다는 뉘앙스로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은 검찰을 유지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갈아엎겠다는 거야? 선명하질 않으니까 답답한 것이다.
그 다음 두 번째 이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선고된 징역 23년 법정구속이다. 지난 2025년 조기 대선 정국에서 “여러분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고 외치며 대권 주자로 나서려고 했고 이미 확정된 공식 후보 김문수를 제끼려고 시도했던 기억이 선한데 지금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박 센터장은 “이번에 23년을 구형한 건 사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보라고 구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에게 철퇴를 내린 이진관 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가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지귀연 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게 제대로 판단하라는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를테면 요지는 아래와 같다.
그러니까 계엄을 방임하다가 결국 협조했던 총리가 징역 23년이면 내란 수괴 윤석열에게는 얼마를 선고해야 되는지 한 번 생각을 해봐라는 식의 이야기가 된 것 같아서, 사실은 이러면 안 되는데 재판관이 누구냐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선고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다들 하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의미가 있다.
이 판사는 한 전 총리를 ‘내란 주요임무종사자’로 규정했다. 그 근거는 아래와 같다.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위원 심의를 거쳐 이뤄진 것 같은 외관을 형성
△계엄 선포 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문서에 서명을 받으려 한 행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 방안 논의
△계엄 해제 이후 최초 선포문의 법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에 윤 전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각각 서명하고 폐기해버림
박 센터장은 한 전 총리를 “확실하게 말 잘 듣는 2인자였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초반 김영삼 정부 때부터 청와대로 들어가서 일하기 시작했고, 진영을 가리지 않고 요직을 차지했으며 노무현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지명됐던 배경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진영을 가리지 않고 말 잘 듣는 2인자였다. 근데 이런 게 제일 위험하다. 양쪽의 쓰임을 받았다는 게 능력이 있어서 쓰임을 받은 건 줄 알았는데 지금의 행동을 봤더니 이래서 양쪽 다 쓰임을 받을 수밖에 없었구나라는 걸 전국민이 다 알게 됐다. 분명히 잘못된 일인데도 NO를 못하는 성격이고 최초 계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사후적으로 주군 윤석열의 계엄을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행정부 2인자 총리라는 자리는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라 대통령의 잘못된 지시가 왔을 때 만류하면서 내각과 국정을 보호해야 되는데 그런 성격이 전혀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약간 박 센터장 개인의 추정인데 “이진관 판사가 보기에 괘씸죄가 들어가지 않았을까”라는 지점이다.
돌아가신 노태우 전 대통령의 1심 형량보다 오히려 형량이 높았다는 건 눈에 띄는 부분인데 이진관 판사가 이도 저도 아니면서 계속 발을 빼고 물증에도 부인을 하니까 괘씸하게 본 것 같다. 혹시라도 계엄이 성공했으면 국민 전체가 위험해지고 나라가 도탄에 빠지는 일인데 너는 그 자리에서 단순 방관을 넘어 계엄을 진행시키려고 하고 정당화를 했다! 그럼에도 계속 잘못이 없다고 우기고 핑계를 대고 부인하는 태도가 너무 괘씸한 것이다. 어쨌든 총리라면 분명히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설사 윤석열을 막지 못했더라도 저항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는 걸 굉장히 중하게 본 것 같다.
세 번째 이슈는 이혜훈 후보자(기획예산처)다. 이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이나 부동산 논란들에 대해서는 차치하고 이 대통령이 발탁한 의도와 배경 그리고 효과에 대해 짚어보려고 한다. 박 센터장은 “사실 이재명 정부에서 잘하고 있는 게 보수 인사를 끌어안는 것”이라며 “지금 뭐가 국민의힘의 심기를 건드렸냐면 전부 다 약한 고리들만 가져다가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짜 국민의힘 코어가 아니라 이미 밀려나서 눈밖에 나고 관심을 받지 말아야 될 사람들을 데려다가 쓰고 있다. 그래서 밀려난 사람이 관심을 받게 만들어준다. 그게 주효했고 보수 세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싸울줄 아는 대통령이라 그렇다. 이혜훈을 지명해서 허를 찌르는 것도 있는데 이혜훈 전 의원 같은 경우는 누가 뭐라고 해도 경제통인 건 확실하다. 서울대에서 경제학으로 학석사를 하고 UCLA에서 박사를 받았다. 경제학에 정통한 여성 정치인이 드문데 보수든 진보든 탐내던 인재일 수 있다.
무엇보다 여성 정치인을 주요 부처 장관으로 입각시켜서 표시를 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박 센터장이 보기에 “이재명 정부가 구할 수 있는 여성 인력 풀이 좁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쪽에선 여성 경제통이 안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이자 경제통 2가지를 다 갖춘 사람을 찾다 보니까 이혜훈이라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어쩌면 노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 자기들이 갖지 못한 취약 분야를 외부 진영에서 가져다 써서 채우는 것 자체는 좋은데, 강선우 의원을 입당시킨 것도 그렇고 충남대 이진숙 교수를 교육부 장관에 앉히려고 한 것도 그렇고 외부에서 수혈하는 과정에서 문제들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혜훈 전 의원 같은 경우도 윤어게인이나 계엄 옹호 행보를 보였고 그걸 알고 있었음에도 지명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금요일(23일)에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조차 이 후보자를 보호해주지 않고 여야 모두로부터 강력한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센터장은 “내가 볼 때는 아마 쓰기는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왜냐하면 청문 보고서의 내용이 어떻게 나오든 청문회 자체가 미흡하다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되게 많다. 국민의힘이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 했다가 급하게 다시 잡아서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해명하는 걸 좀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지만 이혜훈 대체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든다.
마지막 이슈는 장동혁 대표(국민의힘)의 단식 중단이다. 전화 대담을 할 때만 해도 단식 8일차였는데 22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장 대표를 방문하고 출구전략이 마련됐다. 박 전 대통령이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부탁했고 장 대표가 수용하는 방식이었다. 마치 ‘약속 대련’ 같은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가 생각을 좀 달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뭐냐 하면 지금 전직 대통령들을 활용한 정치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팔아서 당권을 잡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활용해서 단식의 출구를 잡았다. 애초에 뜬금 없는 느낌이 있었는데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서 단식을 한 것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단식 정치’ 같은 것이다. 실제로 이준석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등 주요 보수 인사들이 단식장에 왔는데 본인 스스로 입지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 내가 종종 하는 얘기인데 버거우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되는데 내려올 생각이 없다.
사실 장 대표는 제1야당 당권자가 되기엔 정치 경력이나 존재감이 부족했는데 윤어게인 여론에 기대는 강경 행보를 밟아 운좋게 당대표가 됐다. 하지만 장 대표를 상징하는 의제도 없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없고, 정치력도 없고, 정치 경력도 부족한 만큼 ‘여대야소’ 국면에서 초짜 당대표로서 타개책을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한동훈 제거 작전’을 밀어붙이다가 역풍에 직면했고 이를 잠재우기 위해 단식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게 정치 평론가들 다수의 해설이다. 박 센터장은 “당대표 자리가 버거워 보인다”며 “죄송한 말씀인데 체급에 안 맞는다라는 생각이 좀 든다”고 직격했다.
장동혁 대표가 원했던 것이 1대 1 여야 영수회담 또는 여권으로부터 뭔가 상응하는 조치(공천비리 특검과 통일교 특검)를 얻어내는 것인데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애초에 자기 존재감을 키우고 당내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단식을 했는데 별로 성과가 없었다. 물론 단식이 존재감을 키우는 전형적인 방법이긴 하다. 그것까진 알겠는데 당내에서도 그렇게 공감을 얻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이 단식이 누구한테 보여주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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