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수사기관이 아닌 임시적으로 특별한 지위에 있는 검사를 임명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특검법의 취지를 벗어나는 수사와 기소는 적절히 통제돼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의 34쪽 판결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지난 22일 이 사건을 공소기각했다.
김 서기관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도로관리국장으로 있던 지난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한 건설업체 A사가 국도 옹벽 공법 용역을 맡을 수 있도록 돕는 대가로 A사 대표로부터 현금 3500만원과 골프 용품 상품권 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국토부가 서울 양평고속도로 종점 노선을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곳으로 바꿔 특혜를 주려고 했다는 의혹으로 김 서기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던 중 현금 500만원을 발견했고, 그 출처를 추적하다 뇌물수수 혐의를 확인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특검법이 정한 수사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특검에게 공소제기와 공소유지의 권한이 부여된 범위 또한 특검의 수사 권한 범위와 같기 때문에 이 사건 공소제기와 공소유지의 권한도 특검에게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검의 수사 대상인 서울 양평고속도로 사건과는 범행의 시기와 범행의 종류, 인적 연관성 등 여러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합리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특검의 수사와 기소가 특검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검이 발부받았던 압수수색 영장 내용 등에 기반하면 서울 양평고속도로 사건의 혐의 사실은 김 서기관이 국토교통부 도로국 도로정책과에 재직 중이던 시점에 국한된 것이며, 그 내용도 국토부 도로정책과의 서울 양평고속도로 관련 업무 수행 과정에서 벌어진 부정행위와 관련된 것에 한정된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김 서기관은 2023년 4월 10일부터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의 도로관리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했고, 그 시점부터는 서울 양평고속도로 건설 관련 업무에 관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이 시기 김 서기관이 해당 국토관리청에서 발주하는 도로 공사의 공법 선정 절차에 참여한 회사의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은 피고인의 뇌물수수로 인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다"며 "반면 서울 양평고속도로 사건의 혐의 사실은 노선 변경과 관련한 부정 행위로 인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이 사건 뇌물죄와 동종 범죄라고 보기 어렵다"며 범행의 종류에서도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제기의 토대가 된 휴대전화도 적법 절차에 의해 확보된 증거물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으로 휴대전화가 기재돼 있지 않다. 결국 이 사건 휴대전화는 특검이 수사 대상인 서울 양평고속도로 사건으로 발부받은 영장에 의해 확보한 증거물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지 한명이 범한 여러개의 범죄라는 이유만으로 특검의 수사 대상이라고 본다면, 특정 사건의 진상규명이라는 특검법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범위까지도 수사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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