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로보어드바이저 전면전, 2026년 자본시장의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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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로보어드바이저 전면전, 2026년 자본시장의 판이 바뀐다

뉴스락 2026-01-24 10:53:12 신고

3줄요약

[뉴스락] 2026년 병오년(丙午年) 여의도 증권가의 화두는 단연 AI 다.

AI가 과거에는 챗봇 상담이나 단순 업무 보조 수단에 그쳤다면 올해는 자산운용의 핵심 의사결정을 내리는 '두뇌'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주요 증권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AI를 '생존을 위한 필수 무기'로 규정하고 전사적인 역량 결집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알고리즘의 획일화가 불러올 시장의 구조적 위험과 '설명 가능성'의 한계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뉴스락>은 2026년 증권가의 AI 대전환과 그 이면을 짚어봤다.

AI 이미지 생성.
AI 이미지 생성.

단순자동화아냐... 업의본질재설계하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종합홍보관에서 열린 2026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식사를 하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종합홍보관에서 열린 2026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식사를 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올해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꼽은 것은 'AI 경쟁력 강화'다.

이 목표는 결국 로보어드바이저(RA) 사업의 고도화로 귀결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AI는 단순한 지원 도구가 아니라 업의 경계를 부수고 새로운 수익의 영토로 나가게 하는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모든 프로세스를 AI 관점에서 재설계하라"고 주문했다.

이들의 주문에 따라 증권사들은 기존 룰 베이스 방식의 관성에서 벗어나 알고리즘을 AI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며 진짜 '운용 능력' 경쟁에 돌입했다.

타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긴박하다.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허선호 대표는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새로운 금융 질서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미래에셋3.0 시대를 예고했고,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AI로 업무 프로세스 전반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고도화해 자본시장의 판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또한 "서비스 아키텍처 전반에서 AI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기술 중심의 혁신을 독려했다.

이러한 CEO들의 비장한 선언은 단순한 유행 좇기가 아니다.

기존의 '가설 검증(Hypothesis-driven)'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위기감과 맞닿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KCMI)의 남재우·권민경 연구위원은 작년 12월 'AI와 자산운용: 패러다임의 전환 가능성 고찰' 보고서를 통해 "AI, 특히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의 비약적 발전은 자산운용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열었다"고 진단했다.

과거 펀드매니저가 직관과 이론에 기반해 투자 가설을 세우고 검증했다면 이제는 AI가 대규모 데이터 자체에서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복잡하고 비선형적인 패턴을 직접 찾아내는 '데이터 기반 발견' 방식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AI는 인간 전문가 팀의 협업 과정을 모방해 설명 가능한 투자 논리를 제시하거나 , 금융 데이터에 내재된 복잡한 패턴을 직접 학습해 예측 성능을 극대화함으로써 새로운 초과수익의 원천을 발견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로보어드바이저는 더 이상 과거의 구형 프로그램이 아니라, CEO들이 강조한 'AI 대전환'이라는 특명을 수행하는 최전선의 실행 조직인 셈이다.

수익률 대박은 인간, 생존은 AI 우위... 샤프지수 3.9의 압도적 효율

로보어드바이저와 인간의 투자 비교표. 뉴스락 편집 [뉴스락]
로보어드바이저와 인간의 투자 비교표. 뉴스락 편집 [뉴스락]

2026년 자산운용 시장의 성적표가 나왔다. 강세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은 인간 펀드매니저였지만 폭락장에서 계좌를 지켜낸 방어력의 승자는 AI였다.

코스콤 테스트베드센터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RA)는 투자 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샤프지수'에서 인간 전문가 평균을 7배 이상 상회하는 압도적인 효율성을 입증했다.

AI가 단순한 '탐욕의 도구'가 아닌 '생존의 방패'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스락>이 코스콤 데이터와 업계 자료를 심층 분석한 결과, 주요 증권사 AI 알고리즘은 '샤프지수(Sharpe Ratio)' 부문에서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하며 인간의 운용 능력을 수치로 제압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성비'다.

하나증권의 '하나 글로벌 자산배분(강형)'과 키움증권의 '키우GO 웰스케어(국내)' 알고리즘은 샤프지수가 각각 3.94, 3.80에 달했다. KB자산운용의 'KB앤더슨AI' 역시 3.71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인간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공모 펀드의 평균 샤프지수는 통상 0.5 미만이다. 1.0을 넘으면 상위 1% 수준의 초우량 펀드로 분류된다.

그런데 AI는 이 기준을 3~4배가량 상회하는 점수를 낸 것이다.

이는 AI가 시장이 출렁일 때도 기계적인 자산 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극도로 억제하면서 수익을 쌓아 올렸기에 가능한 결과다.

인간 매니저가 직관에 의존해 고수익을 쫓다 변동성에 노출될 때 AI는 철저히 계산된 확률로 위험을 회피한 셈이다.

성과 분석 결과, 인간과 AI의 역할은 뚜렷하게 갈렸다.

절대 수익률 측면에서는 직관을 앞세워 주도 섹터에 집중 투자한 인간 펀드매니저가 앞섰다.

반면 분산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AI는 절대 수익률 15~50% 수준을 기록하며 최상위권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AI의 진가는 '방어'에서 드러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공포에 질려 투매에 나서는 '감정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때 AI는 냉정하게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며 계좌를 지켰다.

1년 수익률 49.72%를 기록한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알고리즘이나 미래에셋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가 하락장에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AI의 핵심 가치가 '일확천금'이 아닌 '심리적 방어선 구축'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로보어드바이저 핀트(fint)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인터뷰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본질적 가치는 단기적인 수익률 경쟁이 아니라, 수학적 확률에 기반해 장기간 안정적인 투자를 돕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급변할 때 사람들은 공포심에 휩싸여 패닉 셀(Panic Sell)을 하기 쉽지만, AI는 감정 개입 없이 리스크 관리 원칙에 따라 냉정하게 대응한다"며 "최근 엔비디아발 변동성 장세에서도 알고리즘이 효과적으로 하락폭을 방어했다"고 덧붙였다.

"말 잘하는 AI의 함정"... '안전 환상'과 '시스템 리스크' 경계령

PloutosGPT 사례.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캡쳐 [뉴스락]
PloutosGPT 사례.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캡쳐 [뉴스락]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설명 가능한 AI(X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핀트는 "LLM 기반 투자 인사이트 제공을 자동화해 고객이 운용 상황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난해한 투자 알고리즘의 결정을 AI가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러한 시도가 자칫 투자자를 '안전 환상(Illusion of Safety)'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KCMI 남재우·권민경 연구위원은 "모델이 제시하는 설명이 실제 투자 결정의 원인이 아니라 사후적으로 만들어낸 '그럴듯한 합리화'에 불과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만약 AI가 내부적으로는 편향된 데이터나 오류로 매매 결정을 내렸음에도 고객에게는 "시장 전망이 밝아 매수했다"는 식의 '불성실한 설명'을 내놓는다면 투자자는 AI의 판단을 비판 없이 맹신하게 될 수 있다.

이는 결국 불완전 판매나 금융소비자 보호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뇌관이다.

개별 알고리즘의 '안정성'이 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역설도 제기된다.

현재 코스콤 테스트베드 상위권을 휩쓴 알고리즘들이 대부분 유사한 '자산배분형(ETF 중심)'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그들은 "다수의 AI 시스템이 유사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시장을 판단할 경우, 특정 방향으로 쏠리는 '행태 수렴(Herd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상시에는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 수많은 AI가 동시에 '위험 회피' 시그널을 감지하고 일제히 매물을 쏟아낸다면 주가 급락을 부채질하고 변동성을 예기치 않게 증폭시키는 '매물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2026년 'AI 자산운용'의 성패는 화려한 수익률이 아니라 이러한 리스크를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하느냐에 달려있다.

남재우 선임연구위원은 "AI 도입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모델의 불투명성과 행태 수렴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며 "알고리즘의 예측 실패 가능성을 열어두고 강력한 내부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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